[WS] 끝내기 주루방해에 견제사, 요지경 WS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0.28 13: 18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는 '10월의 전설', 월드시리즈가 한창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내셔널리그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각각 우승을 차지하고 올라온 가운데 양 팀은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4차전은 4-2, 레드삭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9일 부시스타디움에서 5차전을 치른 뒤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질 6,7차전에서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가려질 전망이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월드시리즈지만 보기드문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3차전은 끝내기 주루방해라는 이색적인 장면이 나오더니, 4차전은 카디널스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견제사에서 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해있을 월드시리즈에서 두 장면 모두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과 오판에서 나왔기에 더욱 아이러니하다.

27일 3차전에서 카디널스는 5-4,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 실책과 행운이 함께 따랐다. 4-4 동점 9회말 1사 2,3루에서 존 제이의 빠른 땅볼타구를 레드삭스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호수비로 잡아내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를 잡았다. 그 순간, 2루에 있던 주자까지 3루로 뛰었는데 포수 제로드 살탈라마키아는 3루 악송구를 저질렀다.
이 때 레드삭스 3루수 윌 미들브룩스는 빗나간 송구를 잡기위해 몸을 던져 넘어졌는데 마침 2루를 거쳐 3루에서 홈으로 뛰려던 앨런 크레이그가 미들브룩스의 몸에 걸려 넘어졌다. 크레이그는 일어나 홈으로 달렸지만 공보다 늦었다. 여기서 3루심과 구심은 레드삭스의 주루방해를 선언, 크레이그의 득점을 인정했다. 끝내기 주루방해가 나온 순간이었다.
애초에 살탈라마키아의 판단 미스였다. 아무리 크레이그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잠재적 실점위기에서 무리하게 3루로 송구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결국 포수의 판단미스로 레드삭스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살탈라마키아는 4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4차전에서는 견제사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2-4로 뒤진 9회 카디널스는 1사 후 대타 크레이그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쳤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크레이그는 1루에 머물렀고 곧 대주자 콜튼 웡으로 교체됐다. 맷 카펜터가 내야뜬공으로 물러난 가운데 카를로스 벨트란이 타석에 등장했다. 포스트시즌에 강한 벨트란의 한 방이면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루에 있던 웡은 레드삭스 마무리 우에하라 코지의 1루 견제에 걸려 허무하게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점수는 2점 차, 게다가 타석에는 거포 벨트란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웡은 결고 리드를 길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지만 신인 웡은 경험부족에서 비롯된 판단 착오로 어이없게 팀의 소중한 아웃카운트를 낭비하고 말았다. 견제로 경기가 끝난 건 월드시리즈 사상 최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월드시리즈에서는 긴장을 하고, 때로는 판단착오로 본헤드 플레이를 한다. 이러한 오판이 승부의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이 또한 야구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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