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억이다."
10월 28일은 한국과 일본 축구 모두에 뜻 깊은 날이다. 20년 전인 1993년 10월 28일 미국 월드컵 진출권의 주인공이 단 번에 바뀐 날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낮았던 한국으로서는 기적적인 월드컵 출전으로 '도하의 기적'이라 부르고, 일본의 경우 사상 첫 월드컵 출전을 눈 앞에서 놓치게 돼 '도하의 비극'이라 부른다.
당시 한국은 최종전을 앞두고 일본보다 승점 1점이 부족했다. 게다가 골득실까지 지고 있던 상황. 하지만 한국은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물리친 반면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해 이라크와 2-2로 비겼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도하에서 일어난 일은 기적과 비극으로 다르게 부르고 있다.

일본의 축구영웅 미우라 가즈요시(46, 요코하마)가 20년 전의 '도하의 비극'을 떠올렸다. 당시 미우라는 이라크를 상대로 한 경기에 출전해 일본의 첫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비글'이 벌어지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년 전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 중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미우라가 유일하다. 그만큼 미우라에게는 '도하의 비극'은 뜻 깊은 추억이 돼 있다. 28일 일본 매체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미우라는 20년 전을 떠올리며 "좋은 추억이다"고 회고했다.
미우라는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좋은 추억"이라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우라는 아직 현역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만 46세인 지금도 J2리그의 요코하마에서 20대 젊은 선수들과 함께 몸을 부딪히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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