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은퇴경기 세레모니, '캡틴 오 나의 캡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10.28 14: 22

[OSEN=이슈팀] '초롱이' 이영표 은퇴경기 세레모니가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2013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 최종전 콜로라도 라피드와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3-0으로 승리한 구단은 물론 이영표에게 의미가 컸다. 시즌 최종전이자 이영표의 은퇴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관중들은 이영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동료 까밀로의 감동 세리머니가 떠나는 이영표에 무한한 경의와 예우를 보여줘 감동을 더했다. 까밀로는 전반 43분 0-0 상황에서 얻은 페널티킥에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까밀로는 곧바로 공을 주워들고는 이영표 앞에 무릎을 꿇고 공을 바쳤다. 이영표가 공을 받아들자 까밀로와 이영표의 주위를 둘러싼 밴쿠버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세레모니가 완성됐다. 두 시즌 동안 '철인'으로 밴쿠버를 위해 뛴 이영표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감동 드라마였다.

이후 까밀로는 2골을 더 넣으며 이영표의 은퇴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 3-0을 만들었다. 이영표는 3-0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에릭 후르타도와 교체돼 나갔지만 밴쿠버 관중들은 이영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영표가 왜 밴쿠버의 '레전드'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난 23일 은퇴를 선언한 이영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이영표는 은퇴를 발표한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즌 최종전 티켓을 게재했다. '우리의 모든 것, 우리의 명예(our all our honour)라는 문구와 함께 이영표의 얼굴이 그려진 시즌 최종전 티켓은 밴쿠버가 이영표를 얼마나 예우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이영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내가 묻습니다. 아쉽지 않냐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할텐데 하고 후회되지 않냐고. 제가 답했습니다. 아쉽지 않다고. 과거로 돌아가서 또 다시 매일처럼 반복되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좌절감 속에 다시 서고 싶지 않다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그 때처럼 열심히 하기 힘들 것 같다고. 스스로에게 충분히 정직했다고. 그래서 지금이 좋다고 답했습니다"라고 은퇴를 결정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 주부턴 이상하게 날짜를 세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운동이 끝났으니 이제 두 번의 훈련과 한 번의 경기만 남았습니다"던 그의 말처럼, 그가 손꼽아 기다리던 마지막 은퇴경기는 더없이 감동적으로 끝났다. 팀 동료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이영표는 밴쿠버의 레전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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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FC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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