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라신'의 시대가 열릴 것인가. 인기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서 제일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대표적인 포지션은 두 말 할 것이 지원(서포터)이다. 지원은 자신의 성장과 미니언 사냥을 포기한 채 상대편의 급습 예상 경로에 시야 와드를 설치하고 팀원들을 대신해 온몸으로 상대편의 공격을 감당해야 한다. 그나마 얼마얻지 못하는 글로벌골드 또한 팀 성장에 보태야 하는 희생정신 없이는 하기 힘든 자리다. 서포터로 대표되는 인물은 SK텔레콤 '푸만두' 이정현과 CJ 프로스트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있다.
지원 또는 서포터가 차기 시즌인 LOL 시즌4부터는 대변화를 예고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4일부터 시즌4에 대비해 프리시즌 변경 내용을 발표했다. 24일 프리시즌 예고와 25일 시야 장악에 대한 내용, 26일 서포터에 대한 변경까지 차례차례 변경 사항을 안내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로 인해 서포터에 대한 LOL 팬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와드 숫자가 4개로 제한되고 글로벌골드와 어시스트에 대한 보상 비중이 올라가는 내용을 토대로 소위 '캐리' 하는 서포터인 홍민기와 이정현 등 능동적인 선수들이 시즌4에 대활약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다.

특히 관심을 받는 인물은 LOL 최고의 인기 스타인 '매드라이프' 홍민기. '매라신'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인 그는 LOL이 한국에 서비스 되기 직전인 북미 서버 시절부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해왔던 간판 스타. 상대를 기막히게 솎아내는 블리츠크랭크의 '로켓손', 어김없이 죽음을 선사하는 쓰레쉬의 '사형선고', 팀 파이트에서 불리한 전세를 멋지게 뒤엎었던 알리스타의 '몸통박치기' 등 팬들의 뇌리에 잊혀지지는 않는 명장면을 수 도 없이 만들어내왔다.
그로인해 서포터라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대 팀들은 선택금지에서 홍민기를 겨낭해 소위 '3밴 전략'이라는 홍민기의 주력 챔피언 3개를 모두 금지시키는 웃지 못하는 전략을 구사할 정도였다.
지난 26일 라이엇게임즈가 공지한 프리시즌 서포터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 서포터의 플레이가 기존과는 확연히 차별화 됨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미니언을 처지하는 않는 플레이어의 골드 획드량과 성장 면에서 뒤떨어진 플레이어의 경험치 추가 획득, 와드 4개의 제한 등과 현자의 돌/ 처형인의 징표/ 주문 도둑의 검 등 서포터를 위한 신규 아이템이 추가됨을 공지했다.
여기다가 킬보다 어시스트 수가 현저하게 높은 플레이어들을 위한 어시스트 보상 상향까지 이제껏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던 서포터에 대한 대규모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서포터 전용 챔피언인 잔나, 소나, 나미, 소라카, 룰루, 타릭 등 서포터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챔피언들이 강력한 마법사로 쓰일 것에 대비해 몇 가지 규제가 생겼다. 예를 들면, 잔나의 폭풍의 눈 스킬의 공격력 상승치나 나미의 기본 지속 효과에 의한 이동 속도 상승치에 주문력 계수를 부여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라이엇게임즈의 복안.
이런 변화에 가장 빛을 볼 수 밖에 없는 인물로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홍민기는 마법사형 서포터로 능숙했지만 블리츠크랭크 쓰레쉬 알리스타 등 캐리형 서포터로도 돋보였던 선수다. 흠잡을데 없는 그의 운영은 CJ 프로스트의 최대 밑천으로 꼽힐 정도.

화끈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그가 라이엇게임즈가 예고한대로 시즌4가 개편될 경우, 더욱더 공격적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애니 카시오페아 등 이른바 하단파괴조합이 가능한 챔피언들이 종종 등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여유가 생긴 글로벌골드로 체력포션을 구매해 더욱 더 강력한 라인 압박이 쉽게 가능하다.
홍민기와 오랜시간 CJ 프로스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온게임넷 이현우 해설위원은 "시즌4에 대비해 이번 프리시즌 발표를 보면 그동안 교과서적으로 사용됐던 EU스타일이 깨질 수 있다. 쉽게 얘기드리면 이제는 육식형 서포터 등장도 가능하다. 하단 공격수(원거리 딜러)가 빠진 상황에서 바이-자르반 자르반-리신 등 하단파괴조합 등장도 예상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 뒤 "이런 상황에서 수동적인 형태의 운영이 아닌 능동적인 선수들, 적극적으로 경기를 조율했던 '매드라이프'의 경우 더욱 더 강력해질 여지가 충분하게 있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홍민기의 경우 연습할때 다양한 챔피언으로 구사해왔다. 프리시즌 내용대로 간다면 민기가 시즌4에서 프로스트의 키를 쥘 수 도 있다"라고 시즌4 홍민기의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CJ LOL팀 강현종 감독은 섣부른 예측은 조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제껏 프리시즌에 바뀐다는 내용으로 그대로 간 사례가 별로 없어서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LOL 시즌2(이하 롤드컵) 당시 프로스트의 돌풍을 이끌었던 '매드라이프' 홍민기. 시즌3에서도 줄곧 좋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지만 시즌3 막바지에 집중적인 견제를 당해 결국 프로스트의 롤드컵 진출의 발목을 잡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명예회복이 절실한 그가 시즌4에서는 다시 화려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지 LOL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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