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황제? 나는 아직도 아티스트를 꿈꾼다"[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3.10.29 07: 00

23년차 가수 신승훈은 '아직도' 아티스트를 꿈꾼다. 이미 '발라드의 황제'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그지만, 그의 음악은 끊임 없이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나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설렌 눈빛을 보였다.
그는 지난 23일 가수 인생의 전환기가 될 앨범 '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이제껏 선보인 신승훈 앨범의 에필로그이자, 앞으로 시작될 앨범의 프롤로그다. 그렇기에 이번 앨범은 신승훈의 실험이 가득 담겼다. '그레이트 웨이브'는 3부작 프로젝트 앨범의 전체 타이틀곡이기도 한 브릿팝 장르의 ‘쏘리(SORRY)’로 대중과 마주했다. 4년 만에 발매된 해당 앨범은 신승훈의 고민과 음악 인생이 가득 담긴 수작인만큼 초도 2만 장을 완판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에필로그이자 프롤로그라는 그의 말처럼 신승훈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했다. 선공개곡 '내가 많이 변했어'에는 버벌진트의 랩을 가미해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여기에 신승훈 특유의 음색이 달콤하게 녹아 듣는 이들의 감성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처럼 신승훈은 기승전결이 있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에, 현 가요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

여전히 철 들지 않은 채 싱싱한 사랑의 감성을 노래하는 신승훈을, 최근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며 인터뷰 내내 들뜬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신승훈의 일문 일답.
-최근 '히든싱어'에 출연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히든싱어'에서 최초로 상금을 타지 못한 가수가 됐죠. 하지만 이래도 되고 저래도 돼요. 중요한 건 상금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거지만요. 하하. 하지만 기분 좋았어요. 애틋한 기분도 들던데요? 그리고 경연 당시 일부러 다른 창법을 했었어요. 결과가 어찌됐든 나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장소에서 노래 부르는게 즐거웠어요."
 
-정작 앨범 발매날에는 여러 열애설 때문에 큰 주목을 못 받은 것 같다(웃음)
"그러게요. 음감회 할 때는 비가 왔었는데 오늘 인터뷰 때는 날씨가 좋네요. 저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데뷔할 때도 후세인이 공격했고요, 방송 첫 출연 때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있었죠. 저한테 뭐가 있나봐요(웃음)"
-이번 곡은 대중성이 강하다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남자들이 상사들에게 치이고, 집에서 치이고 할 때 제 노래로 위안받으려고 해도, 결국 노래가 어려우면 노래방에서 못 부르는 거거든요. 이번에는 3~40대 팬들이 힘들 때 제 노래를 불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이번 앨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번 3부작 시리즈는 1집 부터 10집까지의 에필로그이자 앞으로 나오는 프롤로그에요. 앞으로 해 볼 음악을 담은 실험적 앨범이죠. 저에게 가장 소중했던 시간들을 담아냈어요. 앨범을 내지 않았던 지난 4년간 아예 음악을 끊었었어요. 음악만 계속 하다 보니까 애증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러한 과정을 다 담아냈으니,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앨범이죠."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데, 요즘 음악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요즘 음악은 비쥐엠이 되어 버렸어요. 음악에 의해서 인생이 바뀌는 경우는 이제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유재하 노래가 좋아서 가수가 된 케이스거든요. 하지만 요즘에는 인생을 변화시킬 만한 노래가 없는 것 같아요. 음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앨범이라는 건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예고편만 있고, 예고편만 나가요. 안타깝죠."
-요즘 아이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 아이돌은 진짜 잘해요. 그렇게 격한 춤을 추면서 안정되게 노래를 부른다는 건 대단한 거거든요. 한류가 붐을 일으키는 이유도, 잘하기 때문이에요. 다른 것은 없어요.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장르가 생기면서, 뮤지션의 출현은 줄어드는 모양새에요. 요즘 친구들 중 모창할 사람이 없어요. 개성 있는 목소리가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인기있는 가수더라도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어요.  개성을 살려가면서 나와야 하는데.."
 
-상반기, 조용필의 성공에 대해 든 생각이 있다면?
"자극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비움의 미학을 딱 보여줬죠. 사운드를 다 채워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해요. 간주에 모든 악기의 소리가 다들려요. 우리나라 음악들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데, 다 들리게 뽑아낼 수 있다는 건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용필이 형님이 1등하는거 보고 정말 감탄했어요."
-중견 가수로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요즘은 모든 프로그램이 아이돌화 됐잖아요. 하지만 뮤지션의 장도 넓혀야 해요. 아이돌과 뮤지션을 구분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는 그 과도기에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아이돌에게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니까, 저는 당황스럽죠. 저는 아직도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이돌에게 아티스트라고 하니까.."
-11월에 단독 콘서트를 한다
"이번 공연이 더 신승훈 쇼의 시즌1의 마지막 공연이에요. 이번 공연 역시 공연계의 에필로그죠. 소극장, 극장식, 오케스트라도 해봤고 경기장에서도 해봤으니까 모든 것을 합친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제 공연에 다 왔던 팬들도 이번 공연 보면 놀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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