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1+1' 마운드 전략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1' 차우찬이 최고의 피칭을 펼쳤지만, 선발 배영수가 초반에 내준 선취점이 결국 결승점이 돼 패배로 이어졌다.
삼성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2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된 삼성은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다. 남은 경기에서 내일이 없는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삼성은 4차전에서 일찌감치 '1+1' 마운드 운용을 예고했다. 류중일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아직 1+1 작전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4차전에서는 배영수 뒤에 바로 차우찬을 붙일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류 감독의 말대로 이날 배영수가 초반부터 흔들리자 2회 1사에서 곧장 차우찬을 조기 투입했다.
그러나 1회 2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배영수는 1회 정수빈에게 1루 기습번트로 내야 안타,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최준석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오재일을 볼넷으로 거른 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양의지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도 허용했다.
삼성 벤치는 2회 1사 후 배영수가 김재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곧장 차우찬을 출격시켰다. 총 투구수가 34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16개)보다 볼(18개)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1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푼 차우찬은 2회 1사 1루에서 이종욱을 헛스윙 삼진, 정수빈을 1루 땅볼로 잡고 불을 껐다.
이후 차우찬은 눈부신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6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급 피칭을 펼쳤다. 투구수도 정확히 100개. 그러나 차우찬이 마운드에서 분투하는 사이 삼성 타선은 두산 마운드에 막히며 한 점도 얻지 못했다. 2회 1사 1·2루, 3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무득점으로 막힌 게 치명타였다.
차우찬은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커브를 주무기삼아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웬만한 선발투수들을 능가하는 위력적인 투구였다. 그러나 2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넘어간 상황이었고, 팀 타선의 지원이 전혀 따르지 않으며 허무하게 패했다.
차라리 '경기 시작부터 차우찬이 선발로 나섰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눈부신 호투였다. 올해 시즌 10승을 올린 차우찬은 그 중 8승이 선발승이었다. 2011년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기억도 있다. 결과론이지만 삼성의 전매특허 '1+1' 마운드 작전이 빗나간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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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