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제를 반대로 보여주고 있다. 삼성 마운드는 분투하고 있지만, 타자들은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득점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빈타에 그친 끝에 1-2로 졌다. 시리즈전적 1승 3패로 궁지에 몰린 삼성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야만 하는 불리한 위치까지 몰렸다.
이날의 패인도 타선 불발이다. 우선 안타도 단 3개에 그쳤지만 득점권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더욱 뼈아팠다. 0-2로 뒤진 2회 선두타자 최형우가 포문을 연 뒤 박석민이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승엽이 볼넷을 골라 나가 1,2루에 주자가 채워졌다. 하지만 박한이가 내야땅볼, 이지영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삼성은 만회점을 내는데 실패했다.
특히 3회에는 삼성이 자랑하던 '선구안'마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2사 후 삼성은 김태완의 볼넷과 채태인의 안타, 그리고 최형우의 볼넷으로 만루를 채웠다. 타자 박석민은 흔들리는 이재우를 상대로 볼 2개를 먼저 얻어냈다. 그렇지만 박석민은 명백한 볼 2개에 어이없이 헛스윙을 했고, 결국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다 삼진을 당했다.
적시타는 마지막 순간까지 없었다. 삼성은 0-2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정현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따라갔지만 2사 2,3루에서 진갑용이 내야땅볼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삼성은 앞선 1,2,3차전에서 총 6득점에 그쳤었다. 1차전에는 1회 나온 박석민의 홈런, 그리고 8회 내야땅볼로 2점을 냈고 2차전은 8회 채태인의 적시타로 단 1점만을 올렸다. 그리고 승리를 거둔 3차전은 3득점을 올렸지만, 상대 실책과 폭투로 각각 한 점씩 냈고 이지영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올렸다.
삼성은 4경기에서 평균 2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만을 내고 있다. 적은 득점도 문제지만, 타자들의 힘으로 올린 득점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삼성이 자력으로 낸 점수는 박석민의 홈런과 채태인의 적시타, 그리고 이지영의 희생플라이가 전부였다. 게다가 적시타는 4경기 내내 채태인이 친 안타가 유일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득점권타율은 2할9푼8리로 9개 구단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33타수 2안타, 단 6푼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안타 하나는 2루에 있던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지도 못했었다. 벼랑에 몰린 삼성 앞에는 다시 노경은-니퍼트-유희관이 줄줄이 등장한다. 4차전까지 깨어나지 않은 삼성의 타선, 만약 5차전에서도 '사자의 야성'을 찾지 못하면 3년 연속 우승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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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