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선에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 찬스만 되면 타자들이 침묵하고 있다.
삼성은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1승3패 벼랑 끝에 몰려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타선이다. 4경기에서 팀 타율이 1할7푼5리에 불과하다. 4경기 총 7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1.75점에 그치고 있다. 올해 팀 타율 3위(.283) 출루율 2위(.359) 장타율 2위(.416) 홈런 3위(113개)로 경기당 평균 5.23점(2위)을 올린 팀이라고는 정말 믿기지 않는 부진이다.
정규시즌에서 삼성의 최대 강점은 득점권에서 발휘하는 집중력이었다. 올해 삼성 타선은 정규시즌에서 득점권 팀 타율 2할9푼8리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3할에 육박하는 득점권 타율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득점권 찬스 침묵이 심각한 수준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득점권 타율이 5푼7리에 불과하다. 35타수 2안타. 득점으로 연결된 적시타는 2차전 8회 채태인의 동점 적시타가 유일하다. 볼넷 9개와 희생플라이 2개 그리고 희생번트 1개가 있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된것은 희생플라이 2개 뿐이다. 4경기에서 잔루는 총 35개로 경기당 평균으로는 무려 8.75개다.
특히 만루 찬스가 수차례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대량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특히 2차전 8회말 2사 만루에서 이승엽의 2루 땅볼과 대타 우동균의 유격수 내야뜬공, 2차전 11회말 2사 만루 강명구의 2루 땅볼로 끝내기 기회를 날렸고, 4차전 9회초 1사 만루에서 정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냈을 뿐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찬스가 와도 결정타가 시원하게 안 터진다.
중심타자들의 부진이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이승엽은 15타수 2안타로 타율 1할3푼3리에 그치고 있는데 특히 득점권 찬스에서 5타수 무안타로 철저하게 막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회 첫 타석부터 기선제압의 선제 투런 홈런포를 터뜨리고, 6차전에서 쐐기 3루타를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하던 이승엽의 모습이 사라졌다.
'클린업 트리오' 박석민-최형우-채태인도 다르지 않다. 박석민은 득점권에서 볼넷 3개를 골라냈으나 3타수 무안타로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최형우는 4타수 1안타, 채태인은 3타수 1안타를 득점권에서 기록 중인데 승부의 흐름을 뒤바꿀 만한 강력한 한 방이 없었다. 해줘야 할 중심타자들의 침묵으로 점수를 못 내고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타자들이 메워주는 것도 아니다. 김태완·정병곤·이지영은 모두 득점권에서 3타수 무안타로 막혔다. 상하위 타순에서 연결이 끊겼다. 정형식도 득점권 찬스에서 4타수 무안타. 중심타자들이 막히면 나머지 타자들이라도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들마저 안 되고 있다. 그야말로 집단 침묵. 삼성으로서는 어느 누군가가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무기력한 타선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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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