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요? 다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웃음)
타 팀에 가면 중심타선 한 축을 구축할 만한 거포인데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팀을 대표하던 클린업트리오 중 한 명이었다. 무릎 부상 여파에 이은 포지션 중첩 현상으로 플래툰 4번 타자로 출장해야 했으나 그는 팀을 위한 희생을 강조했고 이제는 정신력을 앞세우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 선제 결승타 주인공인 두산 베어스 우타 거포 최준석(30)은 선수단의 전체적인 체력 소모는 인정하면서도 정신력으로 공백을 메울 수 있음을 밝혔다.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한 뒤 2006시즌 중 2-2 트레이드(최준석, 김진수-최경환, 이승준)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최준석은 2000년대 후반 김현수-김동주와 함께 두산을 대표하는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이었다. 2010년에는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1루수 골든글러브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2011시즌부터 최준석은 무릎 부상 재발로 고전해 왔다. 이미 2007시즌 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최준석은 이 부위가 다시 탈을 일으키는 바람에 고역을 치렀던 바 있다. 2011시즌에는 2할7푼1리 15홈런 75타점으로 어느 정도 체면치레를 했으나 지난해 2할5푼 6홈런 30타점으로 큰 아쉬움을 샀다. 그리고 최준석은 지난 시즌 후 무릎 재수술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최준석의 몸 상태도 나아졌으나 올 시즌 최준석은 주전으로 확고히 나오지 못했다. 홍성흔의 가세와 함께 지명타자 위치에 중첩되는 선수들이 많았고 1루 수비 면에서는 후배인 오재일이 좀 더 나은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최준석은 오재일과 함께 플래툰 4번 타자로 나서는 모습을 자주 비추며 100경기 2할7푼 7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결정적인 순간 두 개의 솔로포를 작렬해 4경기 6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으로 MVP가 되었던 최준석은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는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무너뜨리는 우월 솔로포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공헌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4차전서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선제 결승 좌익수 방면 2루타로 2-1 승리에 기여했다. 출장 기회는 들쑥날쑥해도 결정적 순간에는 그가 있었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다들 큰 것이 사실입니다. 경기를 많이 치렀으니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런데 단기전은 충분히 정신력으로 커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3차전에서 패했고 부상 선수가 속출한 것도 사실이지만 만약에 부상 선수가 생겨서 졌다고 하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는 핑계가 될 뿐입니다. 더 죽을 각오로 싸워야지요”.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서 리버스 스윕으로 준우승에 그쳤을 당시 최준석은 팀의 주전 6번 타자였다. 당시를 기억하는지에 대해 묻자 최준석은 “잊어 먹었네”라며 웃었다. 4차전서 선제 결승타로 팀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3승 째를 이끈 그는 정신력으로 팀의 마지막 1승을 향해 방망이를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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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