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도토리 키재기를 했던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가 MBC ‘기황후’의 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다. 하지원의 ‘기황후’가 첫 방송부터 단번에 시청률 1위에 올라선 가운데, 그동안 시청률 1위였던 최지우의 SBS ‘수상한 가정부’가 2위로 주저앉았다. ‘불의 여신 정이’ 종영으로 내심 2위 자리를 노렸던 윤은혜의 KBS 2TV ‘미래의 선택’은 여전히 3위에 머물며 세 여배우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8일 첫 방송된 ‘기황후’는 전국 기준 11.1%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수상한 가정부’(9.3%), ‘미래의 선택’(6.5%)을 제치고 월화드라마 새 왕좌에 올랐다.
‘기황후’는 대원제국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화려한 영상미, 휘몰아치는 전개,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더욱이 ‘다모’, ‘황진이’ 등을 통해 믿고 보는 사극 배우로 등극한 하지원의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은 안방극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

워낙 사극이 시청률 텃밭인 4~50대를 끌어당기기에 좋은 장르인데다가 기대 이상의 작품성을 갖추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물론 이 드라마가 아직까지 역사 왜곡 논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지만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는 하지원의 진가는 확인한 셈이다.
그동안 시청률 1위를 했던 일본 원작의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는 ‘기황후’ 첫 방송으로 인해 2위로 내려왔다. ‘수상한 가정부’는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아내가 사망한 가정에 비밀을 가진 가정부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파격적인 전개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성으로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확 뛰어올랐다.
최지우의 캐릭터의 맛을 살린 무표정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순항했지만 ‘기황후’와 맞붙게 되면서 안개 정국에 휩싸이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1위와의 시청률 격차가 크지 않고, ‘수상한 가정부’가 소재의 자극성에도 따뜻한 가족애를 품었다는 점에서 향후 반격의 여지는 남아 있는 상태다.
반면에 첫 방송 이후 줄곧 꼴찌에 머물고 있는 ‘미래의 선택’은 갑갑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커피 프린스’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성공한 기록이 있는 윤은혜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미래의 선택’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윤은혜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는 여전하나 드라마의 작위적인 설정과 진부한 소재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윤은혜가 촌스러운 파마 머리까지 하며 망가지고 있지만 경쟁 드라마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탓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 워낙 드라마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큰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선배 최지우, 하지원과의 월화드라마 대전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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