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 유해정 “장미희 선생님, 처음엔 무서웠어요”[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0.29 11: 01

타고났다는 표현이 제일 잘 어울리는 배우다.
JTBC 주말드라마 ‘맏이’에서 인상적인 감정연기를 보여줬던 유해정이 예정됐던 촬영을 모두 마쳤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바통 터치가 되면서 유해정 대신 윤정희가 김영선 역을 맡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선은 부모의 사망으로 5남매의 가장이 되어 버린 장녀로 밝은 성품을 매력으로 한다. 유해정은 매회 토할 듯이 쏟아내는 눈물 연기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 메이킹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이제 촬영이 끝났는데 시원섭섭이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저는 그냥 너무너무 섭섭해요. 스태프들하고도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특히 진희경 고모랑 진짜 정 많이 들었어요. 고모가 저한테 선물도 해주고 선크림도 사주시고 신경 많이 써주셨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얼마나 섭섭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뵙겠다’고 인사드렸어요. 늦어도 쫑파티 때는 볼 수 있겠죠?(웃음)”

유해정은 올해 만 13세다. 중학교에 재학 중이고 ‘이제 사춘기가 시작되려나’라고 스스로 의심해볼 만큼 감정이 예민한 시기에 있다. 동시에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수다를 떨고, 학교에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꺼내놓으며 까르르 웃을 줄 아는 밝은 소녀다. 하지만 유해정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그가 얼마나 망가질 줄 아는 배우인지 잘 알고 있다. 이름을 알렸던 KBS 2TV 드라마 ‘굿닥터’에서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 채 ‘늑대소녀’로 출연해 감동을 자아냈고, ‘맏이’에서도 온 얼굴에 검은칠을 하고 매우 촌스러운 얼굴로 등장했다. 이목구비가 매우 또렷한 얼굴인데도 실물을 보고서야 예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소녀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도 했다.
“저는 앞으로 여러 작품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거나 공식적인 자리에 갔을 때 정도예요. 작품에서도 예쁘게 나오면 좋기는 하겠지만(웃음) 작품을 위해서라면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에 ‘맏이’를 하면서도 4년이나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랐어요. 울진 않았어도 많이 서운했죠. 촬영도 마쳤으니 이제 다시 길러보려고요.(웃음)”
유해정은 ‘맏이’에서 대선배인 장미희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다. 카리스마에 눌려 제 기량을 발휘하기 부담스러을텐데 유해정은 꿋꿋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말도 잘하고 울기도 잘 울고 어디서 연기를 배웠나싶게 자연스러웠다.
“처음에는 무서웠어요. 연기를 못하면 혼나지 않을까 괜히 걱정도 했고요.(웃음) 워낙에 대선배님이시니까 거리감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웃음) 장미희 선생님께서 ‘이런 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연기도 가르쳐주셨어요. 나중에는 선생님하고 친해져서 막 선생님이 장풍을 쏘면 제가 날아가는 시늉을 하고 그랬어요. 많이 귀여워해주셨어요.(웃음)”
유해정은 ‘맏이’를 마치고 잠시 휴식기를 가질 계획이다. 최근 치렀던 중간고사 성적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유해정은 기말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는 학생다운 목표를 세웠다. 앞서 그는 촬영을 마치고 키 크는 데 집중하겠다는 다부진 계획이기도 하다.
“친구들 중에서 제가 키가 제일 작아요. 친구들이 다 160cm가 넘거든요. 다 큰데 저만 작으니까 좀 그래요.(웃음) 요즘엔 줄넘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사는 데가 산 앞에 있고 그래서 좀 무섭거든요. 학교 다녀와서 줄넘기를 하려고 하면 어두컴컴하니까 뭐가 나올 것 같아서 잘 못하겠어요.”
촬영이 끝났다는 서운함도, 학교생활을 시작해야 한다는 기분 좋은 부담감도 유해정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담담함으로 받아들였다. 아쉬운 부분은 노력으로 상쇄시켜야 한다는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진 배우였다.
“좋은 기억만 갖고 가는 것 같아요. ‘맏이’에서 함께 했던 분들은 앞으로도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이제 ‘맏이’를 마치고 당분간 학업에 집중하려고 하는데요. 곧 좋은 작품으로 만나뵐게요. 저 예쁘게 봐주세요. 더 열심히 할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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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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