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헹가래 투수는 누가 될까.
두산은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까지 무려 13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두산은 확실한 마무리투수 없이 마운드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불펜투수들은 물론 선발투수까지 마지막에 투입돼 마무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세이브 5개를 따냈는데 모두 다른 투수들이 기록했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정재훈과 홍상삼의 부진으로 마무리 자리가 흔들린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1점차에서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였다.

이어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홍상삼이 7~9회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거뒀다. 선발 노경은에 이어 3이닝을 책임지며 경기를 매조졌다. 계속된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정재훈이 득점권에서 2연속 안타를 맞고도 외야수들의 도움을 받아 1점차 터프세이브를 따냈다.
여전히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던 두산은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가 된 4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1점차 상황에서 올라온 그는 예상 외로 뛰어난 피칭을 자랑하며 두산의 추가 득점과 함께 플레이오프에서의 마지막 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윤명준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1~2차전에서 세이브 없이 불펜투수들의 구원승으로 이긴 두산은 4차전에서 1점차 상황에 윤명준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니퍼트·홍상삼·정재훈·핸킨스·윤명준 등 두산의 세이브 5개를 기록한 투수들이 모두 다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놀라운 기세를 이어가며 삼성에 3승1패로 앞서있다. 빠르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5차전 마지막 순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책임질 '헹가래' 투수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불펜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핸킨스·홍상삼·정재훈·윤명준 등이 후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3차전에서 마운드행 제한 탓에 계획보다 일찍 강판된 선발투수 유희관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김진욱 감독도 5차전 유희관의 구원등판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총력전을 선언한 만큼 니퍼트의 등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한국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이후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1승 앞으로 다가왔다. 12년 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에는 마무리 진필중이 있었다. 과연 올해 우승을 한다면 감격의 순간 마운드를 지키게 될 투수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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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핸킨스-홍상삼-윤명준(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