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맹렬한 위력으로 디펜딩 챔프를 위협했다. 그러나 부상에는 장사 없다. 그것도 공수의 중심 선수들과 멀티 내야수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야수진 가용폭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을 남겨놓은 두산 베어스가 야수들의 잇단 부상 속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최준석과 오재일이 분전했으나 8회초 박한이에게 2타점 결승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5-7로 패했다. 이 패배로 두산의 시리즈 전적은 3승2패. 아직은 우세하지만 남은 두 경기를 원정지인 대구에서 치러야 한다. 안방 잠실에서의 우승 헹가래는 무산되었다.
앞선 5경기 중 두산은 중추 야수 세 명의 출장 없이 4차전과 5차전을 치렀다. 2차전서 주전 3루수로 나서며 타격에서도 공헌도가 컸던 이원석이 왼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계속 결장 중이다. 스윙 자체가 되지 않는 상태라 정상 훈련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3차전서는 홍성흔과 오재원이 잇달아 부상을 당했다. 7회말 0의 행진을 끊는 솔로포를 때려냈던 5번 지명타자 홍성흔은 이 타석에서 홈런 직전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왼 종아리를 강타당했다. 뒷꿈치를 제대로 들지 못해 가벼운 러닝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홍성흔은 4차전 결장 후 5차전 9회말 대타로 나섰으나 오승환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칠 수는 있어도 기본적인 러닝이 힘든 상태다.
오재원의 결장도 아쉽다. 홍성흔의 솔로포 후 우익수 방면 2루타로 연이은 찬스를 만든 오재원은 손시헌의 우전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다 왼쪽 햄스트링이 늘어나는 부상을 입고 홈 득점 후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뒤 트레이너에게 업혀서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홍성흔의 타선의 중추라면 오재원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다 페넌트레이스서 팀 내 가장 많은 도루(33도루)를 성공시켰던 준족. 오재원의 경우는 6,7차전 출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의외로 홍성흔의 부상이 깊은 편이고 이원석의 출장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내야 멀티로 김재호와 허경민이 뛸 수 있으나 오재원처럼 내야 전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리고 홍성흔은 올 시즌 내내 클린업 트리오 한 축을 도맡았던 타자. 이원석은 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3루 수비 능력을 자랑하고 기회가 되면 정확한 타격으로 팀에 공헌했다. 이 세 선수의 잔여 경기 출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투수 12명-야수 15명 엔트리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두산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다.
아직 1승 우세한 상태다. 한 번만 더 이기면 된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치며 불굴의 경기력을 보여준 뒤로 체력 소모도 전체적으로 컸던 것이 사실이다. 투수진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을 아낀 것이 소득이지만 경기가 늘어나면서 야수진의 피로는 더욱 쌓이고 있다. 두산이 이 현실을 어떻게 판단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남은 1승 수확에 성공할 것인지 잔여 두 경기를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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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