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빠져있던 삼성 타선이 부활했다. 이제 대구 홈에서 대역전 우승의 희마을 쐈다.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8회초 터진 박한이의 결승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7-5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가 된 삼성은 오는 31일~11월1일 대구 홈에서 6~7차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4차전까지 1승3패로 내몰리며 벼랑 끝에 선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흔들리자 3회부터 필승조 안지만을 긴급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7회부터는 2차전 선발이었던 릭 밴덴헐크를 구원으로 투입하며 총력전을 벌였고, 귀중한 1승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삼성의 경기 내용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2연패 이후 첫승을 올렸던 3차전은 마운드의 호투와 상대 실책으로 편승했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삼성은 한국시리즈 내내 팀 타선 침묵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4차전까지 팀 타율 1할7푼5리로 경기당 평균 1.75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5차전에야 삼성의 타선이 대폭발했다. 1회 첫 공격부터 3점을 퍼부었다. 2사 후 채태인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린 뒤 최형우의 중전 안타, 이승엽의 좌전 안타에 이어 박석민과 김태완이 연이어 우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5연속 안타로 3득점. 1차전 2점, 2차전 1점, 3차전 3점, 4차전 1점의 침묵을 깼다.
3회에도 최형우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달아난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5회 채태인의 볼넷과 최형우의 유격수 내야안타에 이어 박석민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찬스에서 적시타가 시원시원하게 터져나왔다. 4차전까지 타선의 무기력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결정타는 8회였다. 5-5 동점에서 진갑용의 중전 안타에 이어 정병곤이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중전 안타를 때리며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정형식의 희생번트로 계속된 1사 2·3루에서 박한이가 우익수 앞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안타 11개로 7득점을 폭발했다.
최형우가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을 맹타를 때렸고, 박석민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승엽도 안타와 볼넷을 1개씩 골라내며 타격감을 조율했고, 정병곤도 시리즈 첫 안타가 결승타의 징검다리를 놓는 안타로 이어졌다.
이로써 삼성은 6~7차전 대구 홈에서 대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지난 2002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홈 대구구장에서 이뤘지만, 2005·2006·2011·2012년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잠실구장에서 확정지었다. 삼성으로서는 대역전 드라마로 대구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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