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윤석민(27, KIA)에 대한 현지의 반응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MLB 최고 명문팀인 뉴욕 양키스 입단도 결코 ‘꿈’은 아닌 분위기다. 윤석민의 에이전트이자 MLB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현지 매체들도 윤석민의 양키스 입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윤석민은 현재 미국에서 훈련을 병행하며 현지 분위기를 익히고 있다. 윤석민은 특정팀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는 개인적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가장 윤석민과 가깝게 거론되고 있는 팀은 다름 아닌 뉴욕 양키스다. 일반 매체들은 물론 공신력을 자랑하는 뉴욕 포스트까지 보라스의 말을 인용해 입단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MLB 최고 명문팀이자 많은 슈퍼스타들이 모여 있는 양키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팀은 연봉 총액을 줄이려 하고 있어 예전과 같은 ‘호화 쇼핑’은 어렵다. 그러나 보강에 대한 움직임은 분명히 있다. 선발진과 포수 보강은 물론 몇몇 노쇠화된 야수들의 대체자를 찾고 있다. 여기에 양키스는 국제 스카우트 시장에도 비교적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이미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에 대해서는 영입 준비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거칠 다나카는 경쟁을 벌어야 한다. 경쟁 끝에 영입한다고 해도 선발 보강이 끝날 것은 아니다. 몇몇 투수들이 더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FA 자격을 얻는 윤석민도 양키스의 레이더가 걸려 있는 투수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이미 현지 언론들은 “보라스가 양키스 수뇌부와의 만남을 가졌다”라고 보도하며 이 자리에서 윤석민에 대한 홍보전을 펼쳤다고 전하고 있다.
양키스 전문 컬럼니스트인 브래드 비에트로고스키 또한 이런 분위기를 전하며 윤석민의 장·단점을 상세하게 전했다. 비에트로고스키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다”고 윤석민을 설명하면서 “윤석민을 지켜본 복수의 스카우트들은 그의 슬라이더가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했으며 체인지업도 적어도 평균 정도는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윤석민의 부상 전력, 그리고 한 시즌에 172⅓이닝 이상을 던져본 적이 없으며 선발로 20경기 이상 나선 시즌이 세 차례밖에 되지 않는 윤석민의 기록들을 들어 “다나카보다는 MLB 선발투수에 적합하지는 않은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에트로고스키는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양키스가 윤석민을 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본적 기량은 물론 가격, 경쟁 정도, 활용성, 경험 등을 모두 고려한 예상이다.
비에트로고스키는 윤석민이 류현진 정도의 연봉(연 평균 60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해도 양키스와 같은 팀에서는 큰 지출이 아님을 강조했다. 여기에 비에트로고스키는 “현재 윤석민과 거론되고 있는 팀은 미네소타 트윈스 정도인데 양키스가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라면서 “선발과 불펜에서 성공한 경험이 모두 있고 아직 전성기에 있으며 많은 큰 경기 경험(올림픽과 WBC)을 갖춘 윤석민은 양키스가 가지고 싶어할 만한 투수”라고 결론 내렸다.
비에트로고스키는 “이 정도 경력을 갖춘 선수를 MLB FA시장에서 600만 달러에 영입하기도 어려운 일”이라며 “윤석민의 좋은 탈삼진/볼넷 비율은 MLB 무대에서도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는 분명 그만한 가치를 가진 선수”이라고 윤석민을 높게 평가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현지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윤석민에 대해 최근 1주일 사이에 호의적인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양키스 입단 가능성은 둘째치더라도 분명 MLB 진출에 대한 청신호는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