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의 핵을 이루던 두 선수의 공백은 한국시리즈 들어 크게 느껴지고 있다. 삼성 김상수(23)와 조동찬(30)의 이야기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남은 경기에서라도 두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있다면 한국시리즈 3연패로 갈 수 있다. 다행히 대체자들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팀이었던 삼성은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가장 뼈아팠던 부분은 역시 조동찬과 김상수의 부상이었다. 조동찬은 베이스러닝 도중 상대 야수와 충돌해 무릎 부상을 입었고 김상수는 왼손 부상을 당했다. 나머지 부상병들은 한국시리즈에 맞춰 복귀했지만 두 선수는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엄청난 타격이었다. 두 선수는 공·수·주 모두에서 소금과 같은 임무를 하는 선수들이었다. 당장 주전 키스톤 콤비가 빠져 수비에서 우려를 모았다. 다행히 김태완(32)과 정병곤(25)이라는 대체자들이 수비에서는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견고한 수비로 삼성 내야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공격과 주루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보인다. 삼성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김상수는 올 시즌 2할9푼8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도 7개가 있었다. 하위타선에 위치했지만 곧잘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며 팀 타선의 활력소가 되곤 했다. 조동찬도 타율이 높지는 않지만 역시 펀치력이 있는 야수다. 이 둘이 빠진 삼성의 하위타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태완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정병곤은 8푼3리를 기록 중이다. 뛰는 야구에서도 손해를 봤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두 선수의 이름만 만지작거릴 수는 없다. 두 선수의 부상으로 내야의 깊이가 바닥을 드러낸 삼성이다. 더 이상의 대체자는 없다. 결국 김태완 정병곤이 분전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조짐도 보인다. 김태완은 5차전에서 1회 첫 타점을 신고하며 자신의 몫을 했다.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침묵하던 정병곤은 8회 결정적인 순간 절묘한 페이크번트 앤 슬러시 작전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했다. 모두 타격감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장면이다.
삼성의 중심타선은 5차전을 통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위타선에 위치하는 이들 앞에도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심타자들보다는 이들에게 좀 더 과감한 승부를 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웅으로 등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우승까지 내달리려면 깜짝스타 1~2명은 필요한 법이다. 이들이 김상수와 조동찬에 대한 아쉬움을 완전히 지워낸는 순간, 삼성도 대반전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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