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승’ 두산, ‘1+2’로 종지부 찍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30 06: 47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에서 ‘1+1’은 삼성의 전매특허였다. 두 명의 선발 투수를 차례로 내 상대 타선을 윽박질렀다. 그러나 두산은 운명의 6차전에 이를 뛰어 넘는 카드를 준비할 수 있다. ‘1+1’을 뛰어 넘는 ‘1+2’이다. 두산으로서는 총력전을 펼쳐 7차전을 무산시키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5로 맞선 8회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맞고 5-7로 졌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을 필요는 없는 경기였다. 여전히 시리즈 전적은 3승2패로 우위에 있다. 한 판만 더 이기면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또한 경기 막판까지 삼성과 대등한 승부를 벌이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도 큰 소득이다. 팀 분위기가 그리 처지지 않을 수 있다.
6차전 전망도 삼성에 비하면 밝아 보인다. 삼성은 마운드의 틀이 사실상 사라졌다. 4차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이 6⅓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졌다. 선발 투수 몫을 한 셈인데 6차전에 나서더라도 정상 구위일지는 알 수 없다. 5차전에서도 윤성환이 예상보다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안지만이 많은 공을 던졌고 6차전 선발로 예상했던 릭 밴덴헐크까지 동원해야 했다. 당장 6차전 선발 자체가 미지수다. ‘1+1’도 전혀 다른 무게감이 됐다.

이에 비해 두산은 6차전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다. 우선 부상에 시달렸던 주축 야수들이 하루를 쉰다. 컨디션을 조율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벌었다. 여기에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그리고 데릭 핸킨스가 모두 대기할 수 있어 삼성에 비하면 마운드에 힘이 있다. 만약 두산이 초반에 지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리드를 잡을 수 있다면 세 선수를 총동원해 승리를 지킬 수 있다. 세 선수가 모두 활용되는 두산 마운드가 삼성보다 못할 것은 없다.
니퍼트는 2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던 기억이 있다. 5일을 쉬고 나서기에 힘은 충분한 상황이다. 3차전 선발이었던 유희관도 벤치의 실수로 투구수는 52개에 불과했다. 왼손의 특수성을 떠나 현재 두산 선발 투수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다.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핸킨스 또한 5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이틀을 쉬며 구위를 점검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선발로 예상되는 니퍼트가 얼마나 경기를 끌어줄 수 있느냐는 것, 그리고 벤치가 유희관과 핸킨스의 교체 타이밍을 적시에 잡아줄 수 있느냐다. 분명 시나리오는 두산이 유리하지만 이 둘 중 하나라도 꼬일 경우 오히려 삼성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만약 1+2가 실패한다면 오히려 궁지에 몰리는 쪽은 두산이다. 칼자루는 두산이 쥐었지만 한 번에 베어야 하는 셈이다. 결과에 따라 시리즈는 6차전에서 끝날 수도, 피 말리는 7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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