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정병곤, 김상수 공백 지우기 시작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30 10: 40

삼성 내야수 정병곤(25)이 부상으로 빠진 주전 김상수의 공백을 지우기 시작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고전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김상수의 부상 공백이었다. 왼손 유구골 골절로 시즌 막판 수술을 받은 김상수는 재활로 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백업 유격수 정병곤에게로 향했다. 
정병곤은 한국시리즈 5경기 모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고 있다. 12타수 1안타로 타율은 8푼3리에 불과하다. 1차전에서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 이후 4차전까지 타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상수의 공백이 아쉽다. 1번타자 같은 9번타자인데"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정병곤은 벼랑 끝에서 맞이한 5차전에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5-5로 맞선 8회초 무사 1루에서 정병곤은 정재훈을 상대로 번트에서 타격으로 전환, 중견수 앞에 빠지는 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14타석 만에 터진 첫 안타. 후속 타자 박한이의 결승타로 연결된 중요한 안타였다. 
놀라운 것은 정병곤의 기지였다. 이날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정병곤의 페이크 번트에 대해 "번트 사인을 냈는데 두산의 수비가 1루와 3루 모두 압박하고 있었다"며 "정병곤이 기습적으로 바꿔서 타격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초구 번트 사인을 줬는데 수비가 들어오니까 본인이 배트를 빼서 쳤다"고 칭찬했다. 
동점에서 무사 1루였고, 1점이 필요했다. 정병곤은 타격 전 정상적인 번트 동작을 취했는데 갑자기 타격으로 전환했다. 두산 수비를 보고 본인의 판단으로 강공 전환하며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김상수처럼 정병곤도 재치 넘치는 플레이를 결정적인 순간 해냈다. 
정병곤은 수비에서도 실책없이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LG에서 트레이드로 왔지만 삼성의 내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적어도 수비에서 만큼은 김상수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유연한 볼 핸들링으로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정병곤이 조금씩 김상수의 공백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waw@osen.co.kr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