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 울산과 '넘어서기' 서울, 34라운드 '빅뱅'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30 08: 21

굳히려는 팀과 넘어서려는 팀의 맞대결. 울산 현대와 FC서울이 호랑이굴에서 다시 한 번 진검승부에 들어간다.
울산과 서울은 30일 저녁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4라운드에서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1위와 4위에 올라있는 선두권 두 팀의 대결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서로 다른 목표 때문인지 이번 맞대결이 갖는 의미도 사뭇 달라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경기다.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울산은 서울전 승리로 선두를 굳히겠다는 기세다. 최근 8경기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고, 국가대표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김승규와 철의 포백 라인으로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8승 7무 7패(승점 61)로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울산의 기세는 좀처럼 꺾일 줄 모른다.

서울은 사정이 복잡하다. 올 시즌 서울의 가장 큰 목표라고 하면 역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K리그 2연패의 꿈도 아직 완전히 지우지는 않았다. 설령 '더블'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ACL 출전권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그에 소홀할 수 없다.
하지만 눈 앞의 최우선 목표인 ACL 결승을 앞두고 울산과 수원을 연달아 만나는 서울은 여러 모로 고민이 많다. 최용수 감독은 ACL 결승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ACL 우승에 무게를 싣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 어떤 식으로 발휘되느냐다. 서울에 있어 울산전이 '넘어서기'인 이유다.
울산전을 부상자 없이 무난한 결과로 넘어설 수 있다면 수원과 '슈퍼매치'를 치르고 중국으로 출국하는 서울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5위 수원이 승점 1점차로 추격해오고 있어 이번 슈퍼매치는 사실상 승점 6점짜리 경기나 마찬가지라는 점도 서울에 있어 부담이다. 울산-수원 2연전을 소홀히 치르면 리그 순위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안방에서 우승을 굳히려는 팀과, 그 팀을 넘어서 자신들의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려는 팀. '굳히기' 울산과 '넘어서기' 서울의 한 판 대결이 K리그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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