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하지원-최지우-윤은혜, 월화극엔 여자만 보인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0.30 09: 37

월화드라마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지상파 3사의 여주인공들이 원톱 느낌으로 극을 리드하는 느낌. 애초 작품의 콘셉트나 주제 자체가 여성을 중심에 놓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첫 선을 보인 MBC '기황후'를 비롯해 SBS '수상한 가정부', KBS 2TV '미래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목부터 여주인공들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대원제국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기황후'는 '기승냥' 역의 하지원이 주인공이다. 왕유 역 주진모와 타환 역 지창욱 등 굵직한 남자 캐릭터들이 함께 등장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기승냥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사실상 존재감이 떨어지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기승냥을 연기하는 하지원 자체가 워낙 또 탄탄한 연기력과 입지를 갖춘 배우이고 캐릭터 자체도 강인하고 힘이 들어간 만큼 향후 기승냥의 행보가 '기황후'를 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그런가 하면 '수상한 가정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정부 박복녀 역의 최지우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차지하는 가운데 은상철 역의 이성재는 미미한 역할에 머물고 있다. 제목 자체로 박복녀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있지만 은상철은 극 초반 불륜 스토리를 제외하면 극의 재미나 긴장을 조성하기엔 힘이 모자란 느낌. 박복녀와의 이렇다할 러브라인도 아직 드러나지 않아 주변 인물과도 같은 인상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은상철의 네 자녀 한결, 두결, 세결, 혜결 등이 박복녀와 함께 얽히는 스토리가 극 전반을 차지한다.
이는 '미래의 선택'도 비슷하다. 제목 자체에 여주인공 미래(윤은혜 분)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으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의 내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과거의 나에게 조언한다는 타임슬립 설정 하에 미래가 김신(이동건 분), 박세주(정용화 분) 사이에서 일과 사랑을 이뤄내는 얘기. 두 남자와 얽히고설키며 에피소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결국 미래의 삶이 주축이다. 그 가운데 김신과 박세주의 매력이 얼마나 도드라질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6회가 방송된 현재까지 큰 반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수목드라마가 SBS '상속자들'의 이민호와 김우빈 그리고 박신혜, KBS 2TV '비밀'의 지성과 황정음, MBC '메디컬 탑팀'의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등으로 존재감과 영향력이 분산되는 느낌이 짙은 반면 현재의 월화드라마는 유독 여주인공들의 힘으로 끌어가는 성향이 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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