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벼랑 끝에서 부활한 팀 타선의 힘으로 살아났다.
삼성은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했다. 삼성은 한 번이라도 패하면 탈락하는 위기에서 시리즈 2승3패를 기록하며 대구구장에서 반격을 노리게 됐다.
이전까지 4경기에서 팀 타율 1할7푼5리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삼성이었다. 4차전까지 총 득점이 7점에 그쳤다. 1,2차전을 내주며 불리한 위치에 놓인 삼성은 뜨새로 되지 않는 타선에 타자들의 마음까지 조급해지면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볼에도 배트가 나가는 등 슬럼프가 길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삼성 타선은 5차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차전에서 삼성을 6⅓이닝 1실점으로 꽁꽁 묶은 노경은이지만 이날 제구가 예상보다 높게 되자 차분히 노경은의 공을 지켜봤다. 삼성은 노경은을 1회에만 30개나 던지게 하면서 5타자 연속 안타로 3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박석민은 1회 노경은을 상대로 6구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때린 것을 시작으로 7회에는 두산 불펜 중 가장 구위가 좋은 윤명준에게 10개를 던지게 한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가는 등 이날 하루에만 5타석에서 33개의 공을 지켜보며 2안타 3볼넷, 100% 출루를 자랑했다.
삼성은 5차전에서 두산 투수들에게 184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었다. 연장 13회 혈투를 치른 2차전(237개) 다음으로 두산 투수들이 가장 많은 공을 던졌고 그때와 똑같은 7명의 투수가 나왔다. 다음날이 이동일이기는 하지만 삼성은 그 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다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있다.
그 동안 팀의 속을 썩이던 타선이 살아난 삼성이 역스윕 우승이라는 기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하지만 아직도 삼성은 한 번이라도 지면 바로 한국시리즈 탈락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필요한 것은 '급할 수록 돌아가는' 삼성의 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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