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에이스라고 하기엔 완전치 않습니다.”
정영삼(29, 전자랜드)이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인천 전자랜드는 3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63-53으로 눌렀다. 3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5승 3패로 LG, 모비스와 함께 공동 3위로 도약했다.
이날 승부를 결정낸 선수는 4쿼터 11점을 몰아친 리카르도 포웰이었다. 22점, 11리바운드를 올린 포웰은 에이스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전자랜드는 무려 9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포웰을 확실하게 받쳐줄 국내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바로 정영삼에게 유도훈 감독이 기대하는 역할이다. 정영삼은 11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후 정영삼은 “이길 것 같았다. 요즘 KGC가 안 좋았고 우리는 페이스가 좋았다. 우리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게 하면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영삼은 전자랜드의 기둥이다.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그는 어느덧 팀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팀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조용하고 수더분한 성격 탓이다.
포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정영삼은 “내 자신이 많이 실망스럽다. 슛도 많이 쏘고 욕심을 부릴 때가 됐다. 이상하게 경기에 들어가면 소극적이 된다. 아직까지 성공률도 많이 떨어진다. 많이 반성하고 훈련도 더 많이 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이제는 베테랑이다. 정영삼이 전면에 나서줘야 할 때다. 정영삼은 “에이스가 되려는 마음은 갖고 있다. 아직 남들에게 확실하게 에이스라고 말할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 우리 팀은 내가 터지지 않아도 다른 선수들이 꾸준히 터지는 것이 장점”이라고 다짐했다.
시즌 뒤 자유계약신분을 얻는 정영삼은 더 힘을 내야 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책임감도 크다. 그는 “아무래도 결혼을 일찍해 책임감이 있다. FA나 에이스 역할을 너무 의식하지 않고 즐기면서 농구하겠다. 이제 코트 안에서 세리머니도 하고 파이팅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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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