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이 시청률 사냥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그래도 건질만 한 게 있다면 배우들의 연기 변신일 터다. 그 중에서도 극중 권상우를 짝사랑하느라 이리 저리 고심이 많은 오연서의 짝사랑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오연서는 이 드라마에서 씩씩한 여의사 최아진 역을 맡았다. 아진은 현재 천재적이고 따듯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의사 박태신(권상우 분)을 향해 존경심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지난 30일 7회가 방송된 ‘메디컬탑팀’은 각 분야의 최고 의사들이 모인 탑팀을 병원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 결국엔 최상위층 환자들을 위한 전문 병원을 설립하는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부원장 신혜수(김영애 분)의 야심이 드러나며 갈등의 전주곡을 썼다.

혜수의 야심은 오롯이 환자의 생명과 안위만 중요하게 여기는 태신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 이와 동시에 점점 태신을 남자로 여기는 아진의 짝사랑이 심화되고 있다. 아진은 7회에서 태신이 침착하게 수술을 하고, 자신은 벌벌 떨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의사로서 고뇌에 빠졌다. 동시에 태신이 힘들어하는 상황에 놓이자 빵을 건네며 위로를 하고자 했다.
태신이 농담으로 “최아진 선생 나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하는 바람에 아진의 짝사랑은 오히려 애틋해졌다. 태신은 아진을 제자로만 여기고 있다는 게 명백해진 것. 아진은 “만날 어린 애 취급이다. 위로해주고 싶었는데...”라고 속상해했고 이 장면은 꼬이고 꼬인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대목이었다.
이미 예상 가능한 태신과 서주영(정려원 분)의 미묘한 감정선과 함께 주영을 짝사랑하는 한승재(주지훈 분)와 태신을 바라보는 아진까지 얽히면서 복잡한 관계에 놓이게 된 것. 여기에 아진은 김성우(민호 분)의 관심까지 알게 모르게 받는 중이어서 병원 내 사랑은 알 수 없는 안개정국에 놓였다.
아진을 연기하는 오연서는 드라마가 핑크빛 분위기로 물들면서 점차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초반 씩씩하고 발랄한 매력을 뽐냈던 그는 아진이 조금씩 의사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혼동을 겪고, 태신을 마음에 품게 된 후 내적인 갈등까지 하게 되면서 복잡한 내면 세계를 담고 있는 중이다.
오연서는 2002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10년의 무명 시절을 거친 끝에 지난 해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오랜 연기 활동을 통해 차곡차곡 기반을 닦은 탓에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추고 있는 배우. ‘메디컬탑팀’에서도 크지 않은 비중에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더욱이 드라마가 헐거운 전개와 긴장감이 없는 구성으로 아쉬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서도 아진이라는 인물을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담고 있다. 오연서는 권상우, 정려원의 관계를 훼방하는 존재일 수도 있는 아진이라는 인물에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오연서의 연기는 배우 오연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편 ‘메디컬 탑팀’은 분야별 국내 최고 실력파 의료진이 탑팀을 이뤄 한계를 넘어선 기적을 만드는 치열한 사투와 뜨거운 여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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