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지친 삼성 마운드, 6차전 배영수 역할 중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31 10: 40

삼성의 마운드가 지쳤다.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빚어진 어쩔 수 없는 비상 사태. 4차전에서 선발등판했으나 조기에 내려간 배영수(32)가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반대로 배영수가 6차전에서 승부의 키가 될 수 있다. 
삼성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릭 밴덴헐크를 선발로 내세운다. 밴덴헐크는 2차전에서 선발로 99개의 공을 던졌고, 3일 휴식을 가진 뒤 5차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투구수 28개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하루 휴식 뒤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밴덴헐크는 150km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 휴식기간이 짧은 만큼 6차전에서 그의 구위가 무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밴덴헐크가 요령보다는 힘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구위가 떨어지면 긴 이닝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 삼성의 '+1' 카드가 더 중요해진다. 

삼성이 자랑하는 최고의 +1은 차우찬이다. 차우찬은 4차전에서 선발 배영수가 1⅓이닝 만에 강판되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6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비록 팀이 패했지만 최고 149km 강속구를 던지며 구원으로 100개의 공을 던졌다. 
문제는 차우찬도 사실상 선발로 던진 후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는 점이다. 차우찬 역시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짧은 휴식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5차전에서 구원으로 나온 안지만도 3⅔이닝 45구로 사실상 롱릴리프 역할을 한 뒤 하루밖에 쉬지 못한 상태다. 
벼랑 끝으로 몰리는 바람에 삼성은 선발 밴덴헐크부터 차우찬과 안지만까지 주요 투수들이 모두 지쳐있다. 6차전 승부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하지만 4차전에서 선발로 34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은 배영수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지친 투수들의 위험부담을 줄이고 7차전도 도모할 수 있다. 
배영수는 비록 4차전에서 제구난으로 조기강판됐지만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 삼성 류중일 감독은 "구위는 괜찮았다. 볼이 높게 들어간 것이 문제였다"며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이용하려다 보니 심판의 좁은 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구위가 괜찮은 만큼 맞혀잡는 피칭을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영수는 최고 146km 직구를 던지며 구위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경험이 풍부한 배영수는 2006년 한국시리즈,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막판 구원으로 나서며 짧은 이닝을 힘으로 막는 능력도 보여줬다. 마운드 운영이 꼬여있고, 주축 투수들이 모두 지친 상태. 6차전 배영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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