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많은 이들이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운 다저스의 우세를 점쳤지만, 정작 승리는 신예 마이클 와카에게 돌아갔다.
커쇼는 앞선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고, 3일만 쉬고 다시 선발로 출전할 정도로 투지를 불태웠지만 마지막 길목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4이닝 7실점,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최고의 투수는 최악의 성적과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 반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와카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신인 와카는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정규시즌에는 15경기에만 출전, 64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2.78만을 기록했던 와카는 포스트시즌에 깜짝 선발로 발탁된다. 15승을 거두며 신인왕 후보인 셸비 밀러를 밀어낸 와카는 승승장구했다. 월드시리즈 6차전 전까지 포스트시즌 4경기(디비전시리즈 1경기, 챔피언십시리즈 2경기, 월드시리즈 1경기)에 출전해 27이닝을 소화하며 4승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십시리즈는 홀로 2승을 따내며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카디널스는 5차전까지 2승 3패로 밀린 채 보스턴으로 이동했다. 31일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6차전 선발투수는 와카였다. 이번 포스트시즌 전승을 달리고 있던 와카는 벼랑 끝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팀 운명을 신인투수가 짊어진 것, 하지만 그 짐은 너무나도 무거웠다.
앞선 호투를 이어가던 와카였지만 이날은 레드삭스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3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6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지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공의 구위는 여전히 살아 있었지만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자를 계속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고, 3회 2사 만루에서 셰인 빅토리노에게 결정타가 된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카디널스는 1-6으로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레드삭스에 넘겨주고 말았다. 레드삭스 선수단이 한데 엉켜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눌 때, 와카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비록 와카가 마지막 문턱에서 무너졌지만 그를 비난할 수 없다. 와카가 없었다면 카디널스가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오지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탈락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건 커쇼에게도 부담이 되는 일, 와카가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 만으로도 내년시즌 또 한명의 괴물투수 등장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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