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까지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선실점이 미숙한 외야 수비가 발단되어 동점으로 이어졌고 타선은 잇단 잔루 만루와 어이없는 실수로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결국 에이스는 상대의 역전 투런 속 고개를 떨궜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가 불운 속 패전 요건을 떠안은 채 마운드를 떠났다.
니퍼트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2사사구) 6실점을 기록하며 2-6으로 뒤진 7회말 2사에서 정재훈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 타선은 2점을 지원했으나 11잔루도 함께 주었다.
1회초 정수빈의 선두타자 솔로포 덕택에 선취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회말 선두타자 배영섭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뒤를 이은 박한이는 기습번트를 시도했으나 타구가 약간 빨랐고 3루수 허경민이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손쉽게 2아웃까지 쌓였다. 여기에 채태인을 스탠딩 삼진처리하며 니퍼트는 1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구위-제구 모두 최상급이던 니퍼트였다.

2회초 만루 기회가 무산된 뒤 니퍼트는 4번 타자 최형우를 2회말 선두타자로 맞이해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후속 타자는 ‘라이언 킹’ 이승엽. 그러나 니퍼트는 이승엽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박석민 타석에서 자신의 반대투구에 포수 최재훈이 어깨 탈구 증세로 잠시 쓰러진 뒤 니퍼트는 박석민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니퍼트는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2이닝 째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초에도 두산이 만루 찬스를 무득점으로 날린 뒤 3회말. 니퍼트는 진갑용에게 좌익수 앞 2루타를 내줬다. 좌익수 김현수가 이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는데 하필 타구는 그라운드에 먼저 떨어진 뒤 달려드는 김현수의 발을 맞고 흘러갔다. 그 사이 진갑용이 2루까지 안착하며 무사 2루가 되었다. 정병곤의 희생번트가 나오며 니퍼트는 1사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결국 니퍼트는 배영섭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1 동점을 내줬다. 니퍼트의 실수라기보다 안정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가 발단이었다. 4회말 니퍼트는 연속 범타로 삼자범퇴에 성공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최준석의 솔로포 덕택에 2-1 다시 박빙 리드에서 5회말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사 후 김태완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허용했다. 진갑용을 삼진처리했으나 정병곤을 풀카운트 끝 볼넷으로 출루시킨 니퍼트. 2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니퍼트는 김태완-정병곤에게 이중 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니퍼트는 동요되지 않고 배영섭을 침착하게 2루 땅볼 처리했다.
6회초 두산은 또다시 정수빈의 어이없는 번트 실패 등으로 박빙 리드를 니퍼트에게 그대로 이어줬다. 니퍼트는 6회말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 선두타자 출루를 내줬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니퍼트가 채태인에게 좌중월 역전 투런을 내줬기 때문이다. 졸지에 3실점 째를 기록하며 패전 요건으로 몰린 니퍼트는 최형우를 2루 땅볼 처리한 뒤 이승엽과 박석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니퍼트가 못 던졌다기보다 야수들이 그를 저버렸다.
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니퍼트는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김태완을 우익수 플라이 처리한 니퍼트는 진갑용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두 개째 사사구를 허용했다. 정병곤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니퍼트는 자신이 남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며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으나 결과는 박한이의 쐐기 우월 스리런. 니퍼트는 결국 6실점을 떠안은 채 기록마저도 안 좋은 투구를 펼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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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