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위기에 놓였던 삼성 라이온즈가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삼성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채태인의 결승 투런 아치를 앞세워 6-2 역전승을 거뒀다. 3승 3패로 균형을 맞춘 삼성과 두산은 내달 1일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내 할 일은 똑같다.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정수빈은 해결사를 자청했다. 두산의 1회초 공격. 1번 정수빈은 삼성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의 4구째 직구(148km)를 잡아 당겨 우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비거리는 110m.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 첫 홈런.

정수빈의 한국시리즈 선두 타자 홈런은 프로야구 통산 3번째 기록이다. 1989년 이강돈(빙그레)이 해태를 상대로 기록했고 2004년 10월 22일에는 송지만(현대)이 삼성을 상대로 선두 타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찬스 뒤 위기, 위기 뒤 찬스'라고 했던가. 두산은 2, 3회 두 차례 만루 찬스를 놓쳤다. 0-1로 뒤진 삼성의 3회말 공격. 선두 타자 진갑용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자 정병곤이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1사 3루. 배영섭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때 진갑용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두산은 1-1로 맞선 5회 최준석의 솔로 아치를 앞세워 승기를 되찾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최준석은 삼성 세 번째 투수 차우찬의 6구째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비거리는 135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는 최준석의 2013 포스트시즌 6개 째 홈런포. 이 홈런으로 최준석은 지난 2001년 두산 소속이었던 타이론 우즈가 기록한 6개의 단일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위기에 놓인 삼성을 구한 건 채태인이었다. 채태인은 1-2로 뒤진 6회 선두 타자 박한이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1구째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펜스 밖으로 넘겨 버렸다. 지난 5차전 1회 노경은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폭발로 거포 본능을 뽐냈다. 채태인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자 대구구장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로 돌변했다.

5차전 승리의 주역인 박한이가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을 쏘아 올렸다. 진갑용의 몸에 맞는 공과 배영섭의 중전 안타로 만든 2사 1,2루 상황.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는 니퍼트의 2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110m 짜리 우월 3점 아치. 삼성의 6차전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포였다. 박한이에게 카운트 펀치를 얻어 맞은 니퍼트는 고개를 떨구며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는 우측 이두부 근육통을 호소하며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어 배영수, 차우찬, 심창민, 안지만, 신용운, 조현근, 오승환이 차례로 등판했다. 박한이는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채태인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반면 두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6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4번 최준석은 5회 솔로 아치를 포함해 3타수 3안타를 기록했으나 팀이 패해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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