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데이빗 오티스(보스턴)이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는 최준석(두산)이 있다.
최준석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6경기 타율 3할8푼1리에 홈런 3개 5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고, 포스트시즌 전체를 따져보면 홈런 6개를 기록하며 지난 1999년 타이론 우즈가 세웠던 포스트시즌 한 해 최다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1일 두산은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 때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을 눈앞에 뒀던 두산은 내리 2번 지면서 시리즈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가고 말았다.

두산은 졌지만 최준석은 무서웠다. 이날 최준석은 4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으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특히 1-1로 맞선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다시 앞서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린 건 답답했던 두산 타선의 한 줄기 빛이 됐었다. 구위로 두산 타자들을 돌려세우던 차우찬을 상대로 최준석은 풀카운트에서 높은 직구를 그대로 때려 대구구장 장외로 공을 넘겨버렸다.
이 홈런으로 최준석은 이번 포스트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 홈런 7개에 그쳤던 최준석은 가을야구에서 자신의 몸값을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보스턴의 우승을 이끈 오티스는 월드시리즈에서 16타수 11안타 2홈런, 무려 타율 6할8푼8리를 기록했는데 최준석의 활약은 그에 못지않다.
문제는 최준석의 포스트시즌 모든 홈런이 솔로홈런이라는 점.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인 최준석 앞에 두산 타자들은 밥상을 차려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는 최준석이지만 홈런 3개 모두 솔로포라 타점은 단 5점 뿐이다. 테이블세터가 부진한데다 김현수까지 침묵이 길어지면서 최준석은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어쨌든 시리즈는 최종전까지 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시리즈 막판 오티스만 나오면 모두 고의4구로 내보냈는데 그게 빌미가 돼 보스턴에 우승 트로피를 헌납했다. 두산의 7차전 과제는 최준석 앞에 최대한 많은 주자를 모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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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