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탑팀’ 의사 가운을 입은 정려원이 의사 역할마저 맞춤복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절제된 감정표현과 담담한 목소리로 암울한 개인사에도 환자에 대한 열정과 냉정함을 잃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호평받고 있다.
지난 3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극본 윤경아, 연출 김도훈) 8회에는 서주영(정려원 분)이 탑팀의 갈등을 조율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탑팀의 리더 한승재(주지훈 분)와 태신(권상우 분)은 응급 수술을 놓고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승재가 철근이 몸에 박힌 유나연(고원희 분) 환자의 수술을 준비 중인 태신에게 광혜그룹 자금운용본부장(전노민 분)을 수술하라고 부탁하며 대립하게 된 것.

승재의 거듭된 부탁에도 태신은 자신의 소신대로 유나연 환자의 수술을 고집했다. 이에 승재의 언성이 높아지자, 주영이 자금운용본부장의 수술을 자처하며 두 남자간의 갈등을 손쉽게 해결했다.
그러나 이렇게 실력 좋고 은근히 성격까지 좋은 서주영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흉부외과 장용섭(안내상 분)이 주영을 글로벌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추천하며 광혜대병원에서 몰아낼 계획을 세운 것. 이에 계산 빠른 부원장마저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아야 제가 예뻐할 수 있겠죠”라며 장과장의 선택을 지지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용섭의 일방적인 통보에 주영은 병원에 남아서 임상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지만, 용섭은 “억울하면 한승재 과장에게 부탁해보라”고 도발하며 주영의 자존심을 긁었다. 이에 주영은 입술을 꽉 깨물며 분노를 삭혔지만, 그의 눈에는 공허함이 가득했다.
극 중 정려원이 연기하는 흉부외과의 서주영은 짐만 되는 가족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신분상승을 위해 의사가 된 인물이다. 이로 인해 겉으로는 냉철하고 차갑지만, 속은 누구보다 고독하고 쓸쓸한 인물. 정려원은 풍부한 내면연기와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사연 많은 서주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편 '메디컬 탑팀'은 각 분야별 최고 의료진들이 모여 한계를 넘어선 기적을 만드는 치열한 사투를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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