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비밀' 훨훨나는 황정음 vs 지지부진 이다희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1.01 10: 10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배우들의 열연은 탄탄한 대본과 감각적인 연출을 자랑하는 '비밀'에 또 하나의 강력한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 유정 역 황정음은 억척 순정녀에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낙차가 큰 연기를 제 것으로 소화해내며 '황정음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따내기도 했다.
황정음은 극 초반 유정이 도훈(배수빈 분)을 위해 억척스럽게 아르바이트하며 그를 뒷바라지 하는 모습에서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로 편안하게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극이 사고, 수감, 출산, 폭행, 실종 등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폭풍전개를 보이자 그 가운데 서 있던 황정음은 그에 걸맞게 매 순간 변화했다. 황정음은 미혼 배우로서 출산과 모성애 연기까지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해내며 퉁퉁 부은 눈으로 눈물을 흘려 몰입도를 높였다.

또 재벌가의 자제 민혁(지성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가난한 유정을 진부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유정의 능동성은 새침하면서도 자립적인 이미지의 황정음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고, 현재 복수에 시동을 걸며 그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또 한 번 기대하게 하며 매회 색다른 매력을 대방출 중이다.
반면 가시가 돋친 장미를 품은 세연 캐릭터의 이다희는 진부하다는 평. 이다희는 출연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밀'이 줄줄이 흥행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지만, '비밀'에서는 중심에서 비켜나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 곧바로 '비밀'로 넘어온 이다희는 도연과 세연 캐릭터에 차별 지점을 두지 않은 외모와 연기 스타일로 초반 시청자에게 혼란을 안기기도 했다. 또 캐릭터에 변화를 맞아 독해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현재에도 종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 가질 수 없는 민혁의 사랑이 애증으로 돌변, 뾰족한 가시를 드러낸 세연은 욕망을 상징하는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붉은 와인을 들고 비틀거리고 있지만 내면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욕망을 향해 한 단계씩 위로 올라가며 과거를 버리는 배수빈의 고뇌와 진실에 눈을 뜨고 변모해가는 지성의 사랑, 인생의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오려 처절하게 꿈틀대는 황정음 등 배우들의 연기 대결 또한 관전 포인트인 극은 이제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주조연의 구분과 캐릭터의 역할이 뚜렷한 '비밀'에서 이다희의 세연 캐릭터는 그래서 더 아쉬움을 남긴다.
jykwo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