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013 프로야구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삼성과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7차전을 치른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가면서 우승을 거머쥐나 싶었지만, 삼성은 저력을 발휘하며 내리 2경기를 잡아내며 최종전까지 끌고왔다. 이제 양 팀 모두 물러설 곳이 없다. 11월까지 이어진 프로야구는 오늘 왕좌에 앉을 주인공이 결정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삼성은 좌완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정규시즌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38로 작년보다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던 장원삼이지만 두산을 상대로는 2승 2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삼성 선발투수들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장원삼은 6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거두며 팀에 첫 승리를 안겼다.

관건은 우타자 승부다. 장원삼은 올해 피홈런 21개로 리그 2위를 기록했는데 대구구장에서만 15개를 맞았다. 경계대상 1호는 최준석, 거포 우타자인 그는 포스트시즌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가을야구 홈런 6개로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고, 한국시리즈에서만 홈런 3개를 치고 있다.
좌완투수인 장원삼은 좌완 피안타율이 2할9푼3리로 우완 피안타율 2할7푼보다 오히려 높았다. 하지만 피홈런은 정반대 양상이었다. 21개의 피홈런 중 우타자에게 맞은 것이 무려 17개였다. 장원삼에게 다행인 점이라면 우타자 홍성흔이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산 우타자와의 승부에 따라 장원삼의 성적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좌완 유희관이 다시 나선다. 3차전 장원삼-유희관 맞대결이 7차전에서 다시 성사됐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10승 7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면서 신데렐라 탄생을 알렸다. 올해 만 27세지만 신인왕 자격을 갖춘 무서운 신예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기세를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3차전에서 유희관은 어이없이 강제로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코칭스태프가 실수로 한 이닝에 두 번 페어지역에 들어갔고, 규정에 따라 유희관은 3⅔이닝 만에 강판됐다. 2실점을 했지만 수비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산에는 뼈아픈 범실이었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오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당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은 유희관은 모처럼 푹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정규시즌 삼성전 성적도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1로 좋았다. 오늘 승리투수가 된다면 유희관은 진짜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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