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팔 각도 고려’, 삼성 7차전 타순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1.01 13: 04

“단순히 던지는 손으로 타순을 짜는 것은 아니다. 투수의 팔스윙 각도를 고려해 짤 예정이다”.
한국시리즈 최종전 천적 좌완과 맞대결한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이 좌완은 좌타자에게 약했고 오히려 우타자에게 강한 편이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7차전 상대 선발인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7) 대처에 대해 ‘팔 각도’를 중시했다.
류 감독은 지난 10월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채태인의 역전 결승 투런, 박한이의 쐐기 스리런 등에 힘입어 6-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경기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는 동시에 시리즈 전적을 3승3패로 균형 맞추면서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1일 7차전 선발 라인업에 대해 “최대한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7차전 선발로 나설 좌완 장원삼이 페넌트레이스서 대부분 이지영과 호흡을 맞췄으나 베테랑 맏형 진갑용을 내세울 것이라며 “베테랑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경기서 제 몫을 해주지 않겠는가”라고 기대감을 비췄다.
상대 선발 유희관은 삼성전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강력했던 천적.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서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0.84로 뛰어났다. 3차전서 삼성을 상대로 3⅔이닝 2실점 1자책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으나 애매한 판정과 그로 인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자제력 실종으로 인해 어이없이 강판을 당했던 유희관이다. 아직 유희관은 삼성에 두려운 존재 중 한 명이다.
그 유희관을 깨기 위해 류 감독은 타선에도 가장 그의 공에 잘 대처할 수 있는 타자들을 배치할 계획. 유희관의 삼성전 피안타율은 2할2푼이었는데 최형우가 5할, 채태인과 정형식이 3할3푼3리, 이승엽이 3할로 오히려 좌타자가 우타자들보다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미 6차전서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팔각도와 공을 놓는 타점을 감안해 배영섭을 배치했던 류 감독은 배영섭의 동점 희생플라이와 중전 안타로 재미를 봤다.
“투수들마다 팔스윙 궤도과 각이 다 틀리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 지 대략적인 그림이 나오게 마련이다. 6차전 니퍼트를 상대로는 정형식과 배영섭을 놓고 1번 타자를 고민했는데 니퍼트의 팔 각도와 타점을 공략하는 데 있어 형식이보다 배영섭이 낫다고 보았다. 그래서 배영섭을 투입한 것이다. 유희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희관의 팔스윙과 각도에 따라 알맞은 스윙으로 잘 공략할 수 있는 타자를 내세우겠다. 대타 출격에 있어서도 그 투수의 팔스윙 각을 감안해서 출격시키겠다”.
유희관의 경우는 투구폼만 보면 꽤 빠른 공을 던질 것처럼 역동적이다. 약간 움츠렸다가 유연한 팔 스윙으로 힘차게 뒤로 향한 뒤 군 입대 전보다 보폭을 크게 해 힘차게 던진다. 최고 구속은 130km대 중후반이지만 보폭을 크게 해 볼 끝에 힘을 실었다. 좌완 오버스로에서 역동적이라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쉬운 편은 아니지만 타점이 높은 편은 아니다. 류 감독은 유희관의 그 팔스윙에 타이밍을 잘 맞출 타자들을 먼저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상대 전적 만이 아니라 현재 컨디션과 페이스가 우선시된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2013 포스트시즌도 모두 끝이 난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삼성은 수성을 목표로 9년 만에 치르는 한국시리즈 7차전을 반드시 승리하고자 한다. ‘천적의 팔 각도’에 주목하고 있는 류 감독의 용병술은 1일 7차전서 빛을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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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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