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복고·쓰레기···'응답하라1994', 왜 또 빠졌나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1.01 14: 10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방송 2주 만에 최고시청률 5%를 돌파했으며, 매회 화제를 몰고 다닌다. 출연하는 배우들부터 대사, OST까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스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 '응칠이'에 이어 다시 한 번 안방에 '응답하라' 열풍이 불고 있다.
'응답하라 1994'는 지난해 '응답하라 1997' 신드롬을 일으켰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등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서울 상경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비슷하다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 찾기를 주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비롯해 1990년대 복고감성, 그리고 성나정의 부모인 성동일과 이일화의 캐릭터까지 전편과 똑같다. 또 친오빠 같은 쓰레기(정우 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성나정은 '응답하라 1997'의 윤윤제(서인국 분)-성시원(정은지 분)과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 1994'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시리즈 특유의 감성이 향수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 '마지막 승부'와 '서울의 달' 등 추억의 드라마가 등장하고, 비디오방과 록카페, 삐삐 등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소재가 곳곳에 깔려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공일오비, 서지원 등 추억 속의 노래가 되살아났고, 과 미팅과 MT 등에 관한 에피소드로 대학시절을 회상할 수도 있다. 30대~40대들에게 막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요소인 것.
서태지와 농구대잔치, 하숙 등이 현재 10대~20대들과는 한 발짝 멀어진 소재지만 여기에 사랑이야기와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더해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성나정과 쓰레기, 칠봉이(유연석 분)의 내레이션 역시 첫사랑과 가족 등에 대한 감성을 일깨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리즈에 사용해 재미를 봤던 '남편 찾기'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와 시청자들과 '밀당'을 시작하며 재미를 높였다. '응답하라 1997'에서 성시원의 남편 찾기처럼 성나정의 남편 후보를 놓고 매회 하나씩 힌트를 주면서 결국 성나정과의 사랑을 이룬 사람은 누구일지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청자들은 첫 회부터 성나정의 남편 찾기에 돌입, 방송 전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여기에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 또한 '응답하라 1994'의 인기를 이끄는 힘이다. 그동안 데뷔작 '반올림'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던 고아라는 털털한 경상도 소녀를 연기하며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해 합격점을 받았고, 김성균과 손호준 역시 맛깔 나는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중 성나정의 첫사랑 상대인 쓰레기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쓰레기는 집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만화책이나 보는 백수 오빠의 모습이지만 사실은 천재 의대생. 1회에서는 성나정의 친오빠인 듯 그려졌지만 사실 그는 죽은 친구를 대신해 스스로 성나정의 친오빠가 되기로 한 인물이다. 무뚝뚝한 성격에 성나정과 매번 티격태격하지만 아픈 성나정을 자상하게 챙겨주는 사람 역시 쓰레기다. 쓰레기를 연기하는 정우는 방송 직후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안방에 다시 한 번 복고 열풍을 몰고 온 '응답하라 1994', 방송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인기가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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