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가 배우 정우를 통해 경상도 남자의 매력을 응집해 보여주고 있다.
경상도 남자의 좋은 점을 각별히 '미화'한 쓰레기 캐릭터로 무뚝뚝하면서도 자상하고, 능력이 좋은 듯하면서도 허당인 매력적인 남성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일 '차마 하기 힘든 말' 편에서는 경상도 남자 매력의 완결판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허당의 매력으로 여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하숙집으로 보내온 마산의 음식을 보고도 자신의 마산 집을 연상시키지 못하고, 우유팩을 발로 차다 우유를 뒤집어 쓰고, 교수 뒷담화를 하다가 교수에게 걸리고, 어린이들과 어울려 게임 얘기를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쓰레기'다.

그런데 반전이 펼쳐진다. 그는 과수석을 유지하고 있어 주위의 놀라움을 사고 있고, 실력으로 교수의 인정을 받으며, 어린이들을 구박하는 듯 해도 친절하다. 거기에 축구도 잘해서 체육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무뚝뚝함 때문에 남자친구로서는 낙제인가 싶지만 이 역시 반전이 있다. 그는 나정(고아라 분)에게 뭘 시키면서도 앞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고, 아무 말 없이 생선 가시를 발라주며, 예쁜 여자들이 자신만 바라보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정에게 자신의 물건을 맡기며 특별한 사이임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낸다.
'너무' 완벽한 남자인 셈. 정우의 화끈한 경상도 사투리와 무심한 듯 자상한 연기는 완벽한 캐릭터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내고 있는 중. 지난 '응답하라 1997'의 윤윤제(서인국 분)가 모든 게 완벽해도 연애에는 다소 서툴렀다면, 쓰레기 캐릭터는 여심 공략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상태다.

쓰레기를 향한 나정의 짝사랑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응답하라 1994'는 '낚시'에도 탄력이 붙었다. 쓰레기의 내레이션으로 나정을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듯한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은 이날 방송은, 결국 쓰레기가 대학병원에서 시한부 환자의 아이들에게 홀로 남겨질지도 모를 현실을 말해주는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그동안 큰 활약이 없었던 빙그레(바로 분)가 보다 더 섬세한 모습으로 쓰레기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 지난 '응답하라 1997'에 이은 또 한번의 남녀 사각구도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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