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성숙했다. 삼성 라이온즈 채태인(내야수)과 차우찬(투수)이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한국시리즈 3연패 일등공신으로 신분 상승했다.
2008년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채태인은 2009년 타율 2할9푼3리 17홈런 72타점 58득점, 2010년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54타점 48득점으로 주축 타자로서 제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는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잇딴 부상과 부진 속에 2011년부터 2년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채태인은 지난해 연봉에서 54.5% 삭감된 6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고 괌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채태인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어깨 부상 탓에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타율 3할8푼1리(299타수 114안타) 11홈런 53타점 5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수훈 선수는 채태인"이라고 말할 만큼 그의 존재 가치는 빛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5차전 선제 솔로포, 6차전 결승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거포 본능을 마음껏 드러냈다. "무조건 들이댈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떨쳐내는 게 그의 바람이다.
2010, 2011년 2년 연속 10승 사냥에 성공했던 차우찬은 지난해 두 차례 2군 강등의 아픔을 겪는 등 6승 7패 2홀드(평균자책점 6.02)로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 첫 15승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누가 뭐래도 가장 아쉬운 건 선수 본인.
올 시즌 절치부심의 각오로 나섰던 그는 2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삼성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매 경기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던 차우찬은 위기 상황마다 출격해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MVP급 활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지난해 끝모를 부진 속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채태인과 차우찬은 화려한 부활을 통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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