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몰린 삼성이 파죽의 역전 3연승을 거두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2-2로 팽팽한 6회 공격에서 상대의 결정적 실책과 박석민의 2타점 적시타, 김태완의 1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대거 5득점, 7-3으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삼성은 먼저 3승(1패)를 내주고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내는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이자 지난 1985년 전후기 통합리그 우승을 포함해 역대 7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사상 첫 4위 우승을 노린 두산은 3승1패의 유리한 상황을 이용하지 못하고 내리 3연패 준우승에 그쳤다.

MVP는 기자단 73표 가운데 40표를 얻은 박한이가 수상했다. 박한이는 5, 6, 7차전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5차전에서는 8회 2타점 결승 적시타를 기록했고 6차전은 7회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다. 그리고 7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1회초 두산 선두 이종욱이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리면서 양팀의 마지막 승부는 시작됐다. 손시헌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현수가 1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날려 기분좋은 선제점을 뽑았다. 최준석의 3유간 빠지는 안타가 나왔지만 후속 두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반격에 나선 삼성도 1사후 박한이의 빗맞은 중전안타와 채태인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최형우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움켜쥐었다. 박석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승엽의 잘맞은 타구가 1루수에 걸려들어 역전에 실패했다. 삼성은 2회에서 1사 1,2루 기회를 배영섭의 병살타로 날렸다.
삼성이 추격에 실패하자 두산은 3회초 이종욱이 볼넷을 골랐고 1사후 김현수의 우전안타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최준석의 병살타성 타구를 상대 유격수 정병곤이 실책을 범해 모두 살아났고 양의지가 우익수 뜬공을 날려 다시 2-1 리드를 잡았다. 삼성으로선 정병곤의 첫 실책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삼성도 실마리를 찾았다. 5회말 선두 박한이가 유희관의 슬로커브를 밀어쳐 안타를 만들었다. 채태인의 잘맞은 타구가 두산 1루수 오재일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안타가 됐고 최형우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박석민이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승엽이 바뀐투수 핸킨스를 장대로 한국시리즈 첫 타점이 되는 우전안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김태완 삼진, 진갑용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또 역전에 실패했지만 중반 흐름을 가져오는 동점이었다. 균형을 맞춘 삼성은 6회 2사후 안지만을 투입해 불펜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발 장원삼은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고 내려갔다.
삼성 벤치의 의중은 적중했다. 6회말 공격에서 정병곤의 좌전안타를 날렸지만 배영섭이 스리번트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박한이가 좌중간 2루타를 날려 기회를 열었고 채태인의 고의 볼넷에 이어 최형우의 땅볼을 잡은 3루수 이원석의 결정적인 홈 악송구로 두 점을 얻었다. 이어진 2,3루에서 박석민이 중전적시타로 두 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냈다. 김태완은 좌중간에 2루타를 보내 우승을 예약했다.
두산은 7회초 2사후 손시헌이 안지만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지만 벌어진 점수차는 너무 컸다. 삼성은 차우찬에 이어 9회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퍼펙트로 막고 대역전극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승환은 4세이브 사냥은 못했지만 해외진출을 앞두고 유종의미를 거두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4⅓이닝 6피안타 5볼넷 2실점으로 막았다. 승부수로 준비한 핸킨스가 1.1이닝 동안 5안타 5실점(2자책)으로 무너진게 패인이었다. 특히 전날 6차전에서 14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지 못하고 패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불리한 여건에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을 상대로 사투를 벌인 것이 위안거리였다.
한편 이날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13 포스트시즌은 모두 16경기에서 누적 수입 92억 366만 7000원을 벌어들여 통산 2번째 기록을 세웠다. 최다 수입은 지난 해 거둬들인 103억 9222만 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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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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