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7] 두산, 마운드 붕괴만큼 아쉬웠던 야수진 부상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01 21: 58

2013년 두산의 드라마는 기적의 문턱에서 멈추고 말았다.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또다시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며 3-7로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4차전까지 3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가 내리 3경기를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승만 남겨놓고 3연패를 당한 원인은 마운드 붕괴였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시작으로 선발과 불펜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가 한국시리즈 5차전부터 마운드가 균열 조짐을 보였다. 4차전까지 3승 1패로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에이스 카드부터 무위로 돌아갔다. 5차전과 6차전에 나선 우완 원투펀치 노경은과 더스틴 니퍼트는 각각 5실점과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최종 7차전에 포스트시즌서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유희관을 올렸으나 5회 무사 만루를 남기고 내려갔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불펜도 5차전부터 붕괴됐다. 5차전 윤명준과 정재훈이 위기 극복에 실패했고 7차전에선 아껴두었던 데릭 핸킨스가 6회 대량실점으로 승기를 내줬다. 정규시즌과 정반대의 행보로 극적 반전을 꾀한 불펜은 살아난 삼성 타선을 감당하기에 벅차보였다.
마운드만큼이나 야수진의 부상도 크게 다가왔다. 한국시리즈 2차전서 내야수 이원석이 옆구리 부상으로 경기 중 이탈했다. 3차전엔 홍성흔이 파울타구에 다리를 맞아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가 불가능해졌고 내야수 오재원도 주루플레이 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시리즈 아웃되고 말았다.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도 그라운드에 오르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주력으로 도약한 포수 최재훈 또한 정상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 대장정을 치르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막강 야수진에 있었다. 상대 선발투수와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야수진을 기용했고, 수준급 경기력을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의 체력도 보존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을 기점으로 부상자가 속출했고 더 이상 라인업에 변화를 줄 수가 없었다.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선수들도 유난히 긴 가을잔치를 치르면서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배트스피드는 날이 갈수록 떨어져 상대 투수의 실투에도 파울이나 헛스윙이 나왔다. 화끈한 공격력이 멸종된 채 잔루만 무수히 많이 쌓여갔다. 극강의 정신력도 한계에 다다른 체력과 부상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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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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