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40, 삼성 라이온즈)은 얼마 전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현역포수가 됐다. 박경완(42)이 은퇴를 선언, SK 2군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부터다. 불혹을 넘긴 나이인 진갑용이 없었다면 삼성의 통합 3연패도 없었을 지 모른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를 거두고 기적과도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1승 3패로 벼랑에 몰렸던 삼성은 사상 최초로 역전 우승에 성공,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더불어 삼성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3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삼성의 역전우승의 수훈선수를 꼽자면 한 명으로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진갑용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전담포수제를 운영했다. 윤성환은 이정식과, 장원삼과 배영수는 이지영과, 그리고 진갑용은 밴덴헐크와 호흡을 맞췄다. 삼성은 진갑용이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쓴 3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험이 풍부한 진갑용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때로는 허를 찌르고, 또 어떨 때는 정석적인 볼배합을 하면서 두산 타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안정적인 블로킹과 포구는 기본이었고 수많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쌓인 경험은 승부처마다 빛을 발했다. 두산의 작전도 시시때때로 간파하면서 미리 위기를 차단하는 노련함까지 보여준 진갑용이다.
이날 삼성이 우승을 거두면서 진갑용은 무려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포수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은 진갑용은 이제 명실상부한 '지존포수'로 거듭났다. 정규시즌에는 후배들에게 출장 기회를 많이 내줬던 진갑용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존재가치를 확실히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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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