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7] ‘준우승 분루’ 두산, 최재훈 찾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1.01 22: 15

포스트시즌만 16경기. 역대 최다 경기를 치르는 가을 대장정 속에 두산 베어스는 한국시리즈 최종전까지 가는 끝에 삼성에 4승3패로 통합우승을 내줬다. 그러나 백업 포수 최재훈(24)이 대단한 잠재력은 물론 실력을 지녔음을 발견한 값진 시리즈였다.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서 6회 집중 5실점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3-7로 패했다. 3승1패까지 앞섰던 두산은 내리 3경기를 내주며 시리즈 전적 3승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연패 후 3연승으로 LG와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은 플레이오프마저 3승1패로 장악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3승1패 우세까지 점했던 두산은 결국 3승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6경기 총 전적 9승7패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진출해 극심한 체력 소모 속에서도 잘 싸운 두산이다.

그 가운데 백업 포수였던,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팀의 핵심인물로 자리잡은 최재훈의 존재감은 눈에 띄었다. 16경기를 치르며 최재훈은 자신이 출장한 경기와 그 순간마다 숨은 지배자로 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부터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최재훈은 선발 유희관의 7⅓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을 슬쩍 빼는 일 없이 과감한 몸쪽 리드로 유희관의 제구력을 더욱 살렸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는 넥센의 승부수였던 앤디 밴 헤켄의 계투 투입을 역전 결승 투런으로 무력화시켰다. 3차전서는 연장 14회 모두 자신이 마스크를 쓰는 고역 속에서도 5-4 승리에 공헌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최재훈이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면 팀은 3승을 거뒀다. 3차전 5-4 승리 당시에는 정성훈과 이병규(9번)의 안타 때 임재철, 민병헌의 멋진 송구를 잘 잡아낸 뒤 주자와의 크로스플레이도 거침없이 해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문선재와의 충돌 후 최재훈은 어깨 탈구 증세로 인해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물러났으나 4차전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5-1 승리에 기여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도 최재훈의 투혼과 리드는 눈부셨다. 특히 6차전서는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반대 투구 높은 공을 잡다가 왼 어깨부터 떨어지며 탈구 증세로 인해 그라운드에 한동안 누워있어야 했다. 7차전 최재훈이 결장한 이유다. 몸쪽도 과감하게 찌르는 눈부신 리드와 주자와의 충돌을 서슴지 않는 투혼의 크로스플레이. 그리고 투수가 흔들리면 최재훈은 넉살좋게 다가가 투수를 안정시켰다. 지난해 두산 수석코치로 재직했던 이토 쓰토무 현 지바 롯데 감독이 최재훈을 극찬했던 이유다.
올해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후 명포수 박경완(SK 2군 감독)이 은퇴하며 팬들의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적어도 두산 팬이라면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야구에 대한 욕심이 큰 슈퍼 서브, 이제는 주전 양의지를 위협하는 동시에 차기 국가대표 포수가 될 만한 최재훈을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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