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50) 감독이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사상 첫 통합우승 3연패와 함께 최고 명장으로 우뚝 섰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1~2012년에 이어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3연패 금자탑을 세웠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011년 데뷔와 함께 3년 연속 우승한 최초의 사령탑이 됐다. 우승 3회는 김응룡(10회)-김재박(4회) 감독에 이어 김성근 감독과 함께 역대 공동 3위. 감독 취임 당시 "2010년대를 삼성 시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류 감독의 꿈과 목표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6시간 후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는데 지금 이런 모습이다. 졌으면 상대를 향해 박수를 쳐줬을 것"이라며 웃은 뒤 "나한테도 3연패 이런 영광이 오는구나 싶다. 이런 영광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2010년 12월30일이 생각난다. 갑자기 사장님한테 전화가 와서 감독을 맡아달라고 했다. 좋았던 것보다 두려웠다. 매년 꼴찌하던 팀을 맡으면 새로운 야구를 추구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시도했을 것이다"며 "삼성은 항상 상위를 달리던 팀이다. 기쁨보다 두려움이 많았다. 첫 해 괌 전지훈련을 갔다 오키나와에 들어오면서 참 들어오기 싫더라. 한국에 오면 바로 전쟁이 시작되니까. 4강에 못 올라가면 어쩌나 싶어 술로 많이 지샜다. 그런 시절을 지나 3연속 우승을 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감독이 되고 말을 하면 거의 맞더라. 미디어데이 때 어떤 생각을 갖고 생애 최고 기억에 남는 한국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이렇다"며 "0% 기적을 만들었다. 1승3패 몰린 뒤 적지에서 1승하고, 홈에서 2연승하며 0% 기적을 이룬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수훈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류 감독은 "모든 엔트리 27명과 코칭스태프 12명까지 전부 다 MVP다. 박한이가 MVP이지만 굳이 MVP를 꼽으라면 차우찬-채태인-안지만이다. 오승환도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이승엽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이승엽으로 무슨 효과를 얻었나고 하더라. 이승엽은 부진했지만 상대가 갖는 위압감이 있다. 아쉬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굉장히 조심스럽게 상대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적생 키스톤 콤비 김태완-정병곤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두 선수가 LG에 와서 정말 잘해줬다. 대구 와서 처음 우승했는데 삼성에 잘 왔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김상수-조동찬이 없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정병곤이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5점 날 때 첫 타자로 물꼬를 터준 것이 승인이었다. 두 선수 모두 공로가 있다"고 평가했다.
류 감독은 내년 시즌 계획으로 "지금 당장 오승환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장원삼도 FA다. 기본적으로 삼성에 있으면 좋겠지만, FA라는 게 서로 안 맞으면 다른 데로 갈 수도 있다. 오승환도 다른데 진출한다면 누구를 마무리로 쓸까 그 고민부터 해야 할 듯하다"며 "정상을 오르기보다 지키는 게 힘들다고 하지 않나. 내년에도 마무리-스프링 캠프 가서 모자랐던 부분을 하나씩 채우겠다. 더 강한 최강 삼성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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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