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하는 서울이 포기할 수 없는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맞는다.
FC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5라운드 수원 삼성과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슈퍼매치'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은 지난 시즌까지와 달리 1승 1무 1패의 팽팽한 전적과 함께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승 1무 1패라는 상대전적이 말해주듯, 두 팀의 올 시즌 대결은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8월 3일 두 번째 맞대결에서 2-1로 이겨 수원전 8경기 무승 징크스를 털어내며 일방적으로 흘러가던 슈퍼매치 판도에 변화를 줬다. 비록 10월 9일 열린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정대세에게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해 시즌 전적의 균형을 맞췄지만, 기울었던 두 팀의 균형을 맞춰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슈퍼매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양 팀 모두에게 있어 이번에 열리는 슈퍼매치는 의미가 각별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품 더비로 '흥행 보장 수표'나 마찬가지인데다,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을 놓고 4위 서울과 5위 수원이 펼치는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다. ACL 출전권이 걸려있는 4위 자리를 놓고 펼치는 의자게임에서, 사실상 승점 6점짜리 '슈퍼매치'를 놓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로서는 시기가 애매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열리는 것이 문제다. 스플릿 상위 그룹인 A그룹에서 강팀들과 연이어 경기를 치러야하는 서울로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급선무였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올 시즌의 고비가 될 수원전과 광저우전을 위해 울산전에서 하대성, 고명진, 김진규, 김용대 등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ACL과 리그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하는 최용수 감독은 고민에 휩싸였다. 하지만 결국 수원전도 총력전을 예고했다. 적어도 슈퍼매치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이자, 포기하기에는 걸려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는 ACL 진출권을 두고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최 감독의 말은 그래서 사뭇 비장하다.
수원이라는 특별한 상대가 조성하는 피해갈 수 없는 분위기도 그렇다. 최 감독은 "수원은 나나 우리 선수들에게 단련의 시간, 힘든 시간을 준 팀이다. 경기 결과에 따라 ACL 진출권도 달려있고, 오는 11월 9일 있을 광저우와 ACL 결승전 못지 않게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진규 역시 슈퍼매치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전은 항상 우리들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올 시즌 1승 1무 1패인데 이번 경기 승리로 우리가 수원에 확실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서울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어디까지나 ACL 우승이다. 하지만 ACL 우승팀은 다음 시즌 ACL 자동진출권을 받지 못한다. 다음 시즌도 서울이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4위의 마지노선을 지켜야한다. 슈퍼매치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ACL 진출권과 라이벌 수원에 대한 시즌 전적 우위, 포기할 수 없는 서울이 '슈퍼매치' 승리로 얻게 될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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