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호화 멤버에 비해 팜 시스템이 약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실제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국제 스카우트의 두 주역인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는 이런 꼬리표를 잘라버렸다.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다저스는 루키 선수들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미 통계 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2일(한국시간)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의 신인 활약에 대해 정리했다. 팬그래프닷컴은 “6개월 사이에 예상과는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라고 평가하면서 WAR를 통한 올 시즌 각 구단의 신인 농사를 평가했다. 여기서 다저스는 7.1로 MLB 전체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다.
사실 다저스는 타 팀에 비해 신인급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선수도 극소수다. 결국 순전히 류현진과 푸이그 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푸이그는 시즌 중반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4.0의 WAR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3.1이었다. 스캇 반 슬라이크(0.9), 파코 로드리게스(0.7)의 WAR은 알렉스 카스테야로스(-0.3), 맷 맥길(-0.8) 등 다른 신인급 선수들의 수치를 메우는 효과에 그쳤다.

팬그래프닷컴도 “다저스는 푸이그와 류현진 덕에 전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라고 논평했다. 전체 2위는 포스트시즌에서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을 유감없이 과시한 세인트루이스(7.0)였는데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총 20명의 신인 선수를 활용해 다저스보다 훨씬 더 넓은 활용폭을 보였다. 수치만 따지면 류현진-푸이그가 세인트루이스의 물량공세를 이겨낸 셈이 됐다. 3위는 밀워키로 5.8, 4위는 애틀랜타로 5.4, 5위는 뉴욕 메츠와 탬파베이 레이스로 5.3이었다.
반면 뉴욕 양키스는 WAR 효과가 0이었다. 신인급 선수들이 팀 승리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한 팀도 세 팀(필라델피아, 시카고 화이트삭스, 휴스턴)이나 있었다. 한편 가장 많은 루키를 선보인 팀은 마이애미로 23명이었고 휴스턴이 22명으로 뒤를 이었다. 루키가 가장 없었던 팀은 캔자스시티로 6명 출전에 그쳤다.
다저스는 시즌 전 팬그래프닷컴이 매긴 신인 예상 랭킹에서 18위에 그쳤던 팀이다. 그러나 WAR로만 놓고 보면 1위로 올라서며 밀워키와 함께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팀이 됐다. 물론 “류현진이 순수한 신인은 아니다”라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투·타에서 기둥 하나씩을 찾아낸 다저스의 2013년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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