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를 이끄는 최대 세력은 누구일까.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수적으로도 우위를 보이는 83라인(1983년생 선수들을 지칭)이 그 주인공. 이우선, 안지만, 신용운, 장원삼, 권혁, 이동걸(이상 투수), 조동찬(내야수), 최형우(외야수) 등 동기가 무려 9명씩이나 된다.
삼성의 주장을 맡고 있는 최형우는 "83라인은 삼성 라이온즈 최대 세력이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고 웃으며 "동기들끼리 서로 마음도 잘 맞는다. 기쁜 일이든 힘든 일이든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형우는 "다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그리고 누구 하나 할 것없이 아픔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잘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은퇴 위기까지 처했던 신용운은 삼성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기나긴 재활 끝에 희망을 던지는 신용운은 "삼성에는 동기들이 많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즌 중반 아픔을 겪었다. 조동찬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 조동찬은 8월 13일 대구 LG전서 5회 3루 측 내야안타를 치고 1루로 전력질주했다.
이때 3루수 정성훈의 송구는 바운드 되며 1루로 향했고, 문선재는 이를 잡기 위해 1루 베이스를 가로막고 서 있었다. 조동찬은 1루에 버티고 있는 문선재의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조동찬의 왼쪽 무릎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중상을 입었다.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합류해 엔트리 승선을 타진했으나 아쉽게도 불발되고 말았다. 선수들은 저마다 모자에 조동찬의 등번호인 '5'를 적었다. 특히 83라인 선수들은 "동찬이를 위해 뛰어야 한다"고 결의했다.
83라인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 자리에 모였다. 그 자리에서 평소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신용운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자고 약속했다.
삼성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서 패하며 3년 연속 정상 등극에 위기에 처했다. "용운이가 너무 의기 소침해 있는 모습을 보고 3차전에서 꼭 잘 던지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 3차전 승리의 주역 장원삼은 신용운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서 두산을 7-3으로 꺾고 사상 첫 통합 3연패의 쾌거를 일궈냈다. 이들은 우승 직후 얼싸 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우리팀 정말 대단하다. 미디어데이 때 올해 우승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지켜서 더욱 기쁘다. 3연패 처음 아닌가. 이런 팀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장원삼)
"이번엔 작년보다 더 힘들어서 더 좋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장원삼)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함께 고생한 친구들과 선후배들,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그동안 재활을 하면서 힘들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다". (신용운)
"1승3패를 뒤집다니 너무 기쁘다". (최형우)
삼성의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그 중심에 83라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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