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고아라·김성균..'배짱' 캐스팅, '응답'의 이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1.02 09: 10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남녀주인공 정우, 고아라, 김성균 등이 발군의 연기력으로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에선 다소 낯선, 이 세 사람을 캐스팅한 신원호 PD의 '감각'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세 사람 외에도 '응답하라 1994'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과 마찬가지로 의외의 신선한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배우 손호준, B1A4 바로, 타이니지 도희 등은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과연 어떤 모습과 연기를 선보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인물들.
특히 '응답하라 1994' 출연 전까지 인지도가 부족했던 정우, 그리고 수년 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외에는 별다른 대표작을 꼽을 수 없던 고아라, 그리고 다양한 영화에서 씬스틸러로 활약했지만 드라마 출연은 전무했던 김성균 등을 과감하게 주연으로 내세운 건 전작에 이은 신 PD의 완벽 캐스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 사람의 연기력이 고르게 자연스럽고 드라마의 재미와 감동을 높이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

정우는 극중 '쓰레기'란 캐릭터를 맡아 성나정(고아라 분)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까지 홀리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친 여동생은 아니지만 마치 친남매처럼 자란 성나정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따뜻한 배려와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앞에서는 거칠게 말하고 심부름을 시키고 툭툭 거리며 대하기도 하지만 실은 친오빠 이상으로 성나정을 아끼며 응원한다. 무심한 듯 따뜻한 쓰레기식 사랑법이 정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살아나며 여심을 흔들었다.
 
그런가 하면 고아라는 이제 연기 인생에 대표작을 추가할 수 있게 된 듯 보인다. 극중 농구선수 이상민의 열혈팬이자 친오빠 같던 쓰레기를 향해 짝사랑을 키워가는 성나정 역 고아라는 데뷔 이래 본 적 없는 망가진 연기와 캐릭터로 대변신에 성공했다. 애초 캐스팅 소식에 방송가 안팎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드라마가 전파를 타기 시작하면서 '재발견이다'라는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에 꾸밈없는 외모,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그의 투혼이 기존의 무색무취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해 점점 큰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안방극장엔 처음 인사하는 '삼천포' 역 김성균은 신의 한수 캐스팅이라는 평가. 삼천포 출신의 다소 까칠한 완벽주의자 삼천포는 '응답하라 1994'의 1, 2회를 리드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으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노안이지만 20살이라는 설정에 어울리는 외모, 까칠과 코믹을 오가는 이미지 등이 호감을 자아내는 것. 그간 다수의 영화에서 살인마, 조폭 등 악역으로 열연했던 그가 이토록 순박하고 인간적인 색깔마저 지녔다니 반전 매력이 만개했다.
신 PD와 이우정 작가 등 제작진은 전작에서도 서인국 정은지 인피니트 호야 이시언 은지원 신소율 등을 파격 발탁해 스타덤에 올렸다. 우려를 환호로, 의심을 호평으로 바꾸는 탁월한 감각과 연기자들에 대한 무한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배짱 캐스팅이다. 이번에도 톱스타나 인기 배우들 대신 그들의 내면과 작품상의 조화, 숨겨진 끼와 매력에 주안점을 둔 뚝심 캐스팅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정우와 고아라 그리고 김성균, 손호준 바로 도희 유연석 등 '응답하라 1994' 출연진이 작품의 인기와 더불어 배우로서 또 다른 날개를 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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