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멤버이자, 국내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김도균이 예능 프로그램 중단을 한 ‘국민 할매’ 김태원의 빈자리를 채울 조짐이다.
김태원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놀러와’, ‘위대한 탄생’,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등에 출연하며 측은하면서도 웃겼던 ‘예능 로커’의 선두주자였다. 독특한 사고와 현학적인 말솜씨, 웃음을 유발하는 저질 체력은 예능프로그램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출연 중인 ‘나 혼자 산다’에서 잠정적으로 하차하며, 당분간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하고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그가 떠난 자리에는 또 다른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태원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구석이 많은 김도균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세바퀴’에 출연해 20년 넘은 자동차를 보여주며 검소한 생활로 관심을 받았던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나 혼자 산다’에 특별출연해 사생활을 공개했다. 그가 이날 보여준 독거 생활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매력을 선사했다.
그는 이날 전자렌지로 물을 1분 30초간 데워서 홍삼액을 타먹으며 산뜻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주전자를 닦기 귀찮다는 이유로 전자렌지를 애용하고, 10m 거리의 슈퍼를 가더라도 검정 의상으로 쫙 빼 입고 나가 로커의 자존심을 지키는 남자. 모든 의상은 검정색으로 맞춰 입고 커피는 샷을 무려 6잔이나 추가해 사약 같이 진하고 쓴 맛을 즐기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았다.
이미 이 프로그램에서 잠정적으로 하차한 김태원이 ‘독거 할매’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다면, 김도균은 엉뚱하고 왠지 모르게 허술한 면모로 눈길을 끌었다. 두부와 샌드위치를 먹다가 흘리고, 흰머리를 감출 염색약을 고르겠다고 인터넷 검색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인간미가 넘쳤다. 그가 이날 보여준 혼자 사는 일상은 특별히 웃기려고 작정한 것도 아닌데도 웃음이 유발됐다.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집에서도 검정 옷을 입은 채 생활하는 모습 자체가 독특하게 여겨졌기 때문.
물론 그의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만드느라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모를 듯한 집중력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음악에 방해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광고도 방송 출연도 거부할 수 있다는 그의 신조는 자유로운 독거 생활과 함께 큰 인상을 남겼다. 예능프로그램을 중단한 김태원의 부재가 아쉬운 요즘, 또다른 ‘예능 로커’ 김도균의 등장은 여러모로 안방극장을 즐겁게 하고 있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