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전세대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시대적 배경은 1994년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30대~40부터, 그 시절로부터 한 발짝 멀리 있는 10대~20대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 모은다. 단순히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 그리고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가슴 한구석에 있던 감성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는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린 파란만장한 서울 상경기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하숙집을 중심으로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6명의 청춘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응답하라 1994'의 감성은 주로 가족과 친구, 첫사랑에 맞춰져있다. 누구나 경험해본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그 속에서 끌어내는 감정에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애잔함과 추억이 묻어있다. 이는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응답하라 1997'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시원(정은지 분)과 윤윤제(서인국 분)의 첫사랑 감정뿐만 아니라 윤윤제와 윤태웅(송종호 분)의 형제애, 그리고 친구들과 가족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웃음과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1회에서 그린 삼천포(김성균 분)의 서울 상경기는 웃음과 함께 지방 출신만 느낄 수 있는 슬픈(?) 감정을 자극했고, 2회에서 친오빠 같던 쓰레기(정우 분)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성나정(고아라 분)의 모습 역시 경험해봤거나 주위에서 본 듯 익숙하다. 의대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하는 빙그레(바로 분)도 스무 살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성나정과 쓰레기, 삼천포 등의 내레이션은 이런 드라마 속 추억과 다양한 감성을 자극하는 중요한 장치.
또 서태지와 농구대잔치, 이상민 선수 등을 통해 추억을 되살린다. 1990년대 방송됐던 인기 드라마가 나오고, 서태지와 아이들, 공일오비, 서지원 등 추억 속 가수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응답하라 1994'는 매회 한 가지 주제로 친구와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5회에서는 '차마하기 힘든 말'을 주제로 슬프고, 애틋하고, 서운하고, 웃긴 다양한 감정을 끌어냈다.
추억뿐만 아니라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성을 자극하며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응답하라 1994',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충족시켜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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