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22, KCC)가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전주 KCC는 2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서 홈팀 고양 오리온스를 75-68로 물리쳤다. 3연승을 달린 KCC는 6승 3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날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김민구는 1쿼터 후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투입과 동시에 던진 3점슛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2쿼터 중반에 던진 3점슛도 여지없이 림을 통과했다.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린 후 리온 윌리엄스가 버틴 골밑에서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김민구는 전반에만 10점을 올렸다.
3쿼터 중반 김민구는 속공상황에서 질풍같이 치고 들어가 파울을 얻어냈다. 수비수들이 미처 대응하기 어려운 플레이였다.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갖췄다. 전태풍을 제치고 치고 들어가 수비수를 모은 뒤 강병현에게 오픈 3점슛 기회를 만들어주자 관중석에서 탄성이 나왔다. 김민구는 데뷔 후 최다인 16점, 5어시스트, 3스틸로 KCC의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김민구는 “감독님이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라고 하신다. 공격에서 부담을 거의 안 주셔서 편하게 한다. 오늘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라서 선수들끼리 잘해보자고 했다. 잘 풀려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신인은 신인이었다. 김민구는 3쿼터 초반 아웃오브 바운스 상황에서 발을 제대로 딛지 않고 코트 안쪽으로 첫 패스를 해서 어이없이 공격권을 넘겨줬다. 또 김민구는 전태풍을 막다 전태풍이 휘두른 팔꿈치에 맞아 코트에 드러눕기도 했다. 허재 감독이 펄쩍 뛰었다. 그만큼 김민구의 수비가 전태풍을 짜증나게 했다는 의미다. 다행히 김민구는 곧 부상을 털고 일어났다.
전태풍과의 충돌에 대해선 “아직도 얼굴이 얼얼하다. (전)태풍이 형이 왼손잡이라서 왼쪽을 열심히 막으려고 했다. 그런데 팔꿈치로 가격을 당했다. 내가 계속 신경을 건드려서 태풍이 형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김민구는 벌써 프로선수가 다 됐다. 그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에 대해 “농구로 날고 긴다는 사람만 있는 곳이 프로다. 개인기만으로는 안 된다. 팀 플레이도 잘 이해하고 응용해야 한다. 또 외국선수가 있어 힘에서 많이 차이 난다”며 “아마추어와 달리 치료와 관리를 잘 받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경희대 절친 두경민(22, 동부), 김종규(22, LG)에 대한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 김민구는 “다 잘 되면 좋겠다. 종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서 맞춰봐야 할 것이다. 계속 뛰어보면 종규도 자기가 뭘 잘하는지 알 것이다. 경민이는 잘하고 있다”며 애정을 보였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개인적으로 신인상이 목표다. 팀이 우승하고 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당찬 대답을 했다. 여드름 많고 수줍어하던 경희대 김민구는 이제 없다. 김민구는 못 본 사이에 인터뷰하는 기술도 프로가 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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