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황금무지개’가 상투적인 구성에도 빠른 전개와 중견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에 힘입어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주말 오후 10시마다 강하디 강한 이야기만 들이미는 MBC 주말드라마의 성공 요소를 죄다 갖추며 일단 안방극장의 시선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2일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담는다는 것이 기획의도. 첫 방송부터 명확한 대립구도로 흥미를 높였다. 거대한 재력으로 인한 욕망의 격돌, 꼬이고 꼬인 갈등 관계는 첫 방송부터 휘몰아쳤다.
이날 방송은 대기업 회장 강정심(박원숙 분)과 고아인 윤영혜(도지원 분)의 갈등으로 시작됐다. 정심은 영혜의 아기 하빈을 빼앗은 후 만나지 못하게 했다. 영혜와 같은 고아원 출신인 김한주(김상경 분)는 영혜를 위해 하빈을 빼앗아오기로 결심했다. 이들과 같은 고아원 출신이자 정심의 딸 장미림(지수원 분)과 결혼한 서진기(조민기 분)는 한주를 남몰래 도왔다. 한주는 하빈을 빼돌리려다가 실패하고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진기는 하빈을 납치했다. 비자금 30억 원을 형성했다가 들킬 위기에 처하자 정심의 눈을 돌리기 위해 하빈을 납치한 것. 하지만 하빈이 도망가면서 실종됐고, 진기는 전전긍긍했다. 하빈이 죽었다고 여기게 된 영혜는 정심과 그가 이끄는 황금수산에 복수심을 품게 됐다.
도망간 하빈은 다시 한주의 품에 돌아갔다. 출소한 한주는 우연히 하빈을 키우게 됐다. 하빈에게는 김백원(이채미, 김유정, 유이 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리고 바닷가에 쓰러져 있던 하빈을 구한 김만원은 한주와 함께 남매로 살게 됐다. 이날 방송은 시간이 흘러 한주가 만원, 백원을 비롯한 아이들을 거둬서 키우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앞으로 이 드라마는 정심과 영혜의 갈등, 백원의 출생의 비밀들이 흥미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황금무지개'는 사실 지난 해 인기를 끌었던 ‘메이퀸’의 손영목 작가의 신작. 해양을 배경으로 명확한 선악구도, 출생의 비밀 등이 ‘메이퀸’과 똑닮았다. 새로운 이야기 구도는 아니었지만 긴박감은 넘쳤다. 인물에 대한 설명보다는 갈등을 나열하는데 초점 맞추며 빠른 전개를 보인 것은 높은 흡인력의 이유였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백년의 유산’을 통해 악역의 진수를 연기했던 박원숙은 또 한번 정심이라는 인물로 표독한 시어머니를 표현하며 갈등을 심화했다. 의뭉스러운 인물인 진기를 연기한 조민기와 아이를 잃은 슬픔을 절절하게 연기한 도지원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면모의 한주를 연기한 김상중과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안내상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일단 ‘황금무지개’는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빠른 전개와 인물간의 명확한 갈등 구도, 이를 뒷받침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흠 잡을 데 없었다. 다만 너무 빨리 이야기를 끌고 가다 보니, 인물간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흐름이 뚝뚝 끊기는 아쉬움은 있었다.
한편 이 드라마는 유이, 정일우, 차예련, 이재윤, 김상중, 조민기, 도지원, 안내상, 박원숙, 김유정, 오재무 등이 출연한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탓에 10부까지는 중견배우들과 아역배우들이 드라마를 이끌며 유이, 정일우, 차예련, 이재윤 등은 10부 이후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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