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황금무지개’, 통속과 막장은 정말 한 끗 차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1.03 07: 50

MBC 새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가 첫 방송부터 꼬이고 꼬인 인물간의 갈등 구조를 명확히 했다. 쉴 새 없이 펼쳐진 대립과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흥미로운 드라마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시작은 통속드라마지만 막장드라마의 소재는 모두 갖춘 탓에 안방극장을 경악하게 만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황금무지개’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그린다. 10부까지 아역 배우들과 중견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드라마인 까닭에 첫 방송부터 귀여운 아이들의 매력이 싱그러웠던 것은 사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어둡고 침침했다. 또한 진부하기도 했다.
‘메이퀸’ 손영목 작가의 신작인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요소가 쏟아졌다. 대기업 회장 강정심(박원숙 분)은 고아 출신 며느리 윤영혜(도지원 분)를 핍박했다. 정심은 영혜의 아기 하빈을 빼앗아 키우다가 그만 잃어버렸다. 영혜와 정심은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영혜와 같은 고아원 출신인 김한주(김상중 분)가 우연히 키우게 됐다.

영혜는 정심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있고 또 다른 고아 출신인 서진기(조민기 분)가 정심의 회사를 집어삼킬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따뜻한 한주가 하빈을 김백원(김유정, 유이 분)으로 키우게 되면서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을 다룰 것이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첫 방송부터 납치와 폭력, 고부갈등, 출생의 비밀 등 막장 드라마 단골 소재들은 어김 없이 등장했다.
물론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감을 수 있는 뻔해도 재밌는 이야기꺼리는 높은 흡인력을 자랑했다. 빠른 전개에 주안점을 둔 탓에 인물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헐거운 구석이 많았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무리는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공감 가득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
손 작가의 전작 ‘메이퀸’이 헛웃음을 유발할 정도로 반복되는 갈등으로 아쉬움을 샀듯이 이 드라마 역시 중반 이후 주인공 백원의 고난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형제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이야기 배경과 인물 구도가 비슷한 구석이 많기도 하다. 과연 이 드라마가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막장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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