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 볼일 없는 타자다".
두산 내야수 최준석(30)은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해결사였다. 큰 경기에서 잇따라 홈런을 터뜨리며 두산 4번 타자 임무를 해냈다.
최준석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타율 2할7푼에 7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 16경기에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뽐냈다. 한국시리즈에서만 3홈런. 최준석은 지난 2001년 타이론 우즈(두산)가 기록한 단일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1일 한국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두산 덕아웃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3승 1패로 앞서다 2연패해 3승 3패가 됐기 때문. 선수들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비장한 느낌을 줬다. 최준석은 “팀 분위기 나쁘지 않다”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이어 포스트시즌 활약에 대해 “신들렸나보다”고 말했다.
최준석은 포스트시즌 16경기에 나와 41타수 14안타 타율 3할4푼1리 6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존재감이 있었다. 두 차례 대타 홈런을 폭발 하는 등 집중력을 보였고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최준석은 “나는 별 볼일 없는 타자다”라며 “시리즈 와서 잘 했을 뿐이다”고 겸손을 표했다. 그러면서 “팀이 이기기만 하면 좋겠다”며 “내가 아무리 잘 쳐도 팀이 지면 소용없는 것 같다”고 했다. 최준석은 자신의 성적보다 팀 승리가 절실했다.
결국 최준석은 뜻대로 팀 승리를 볼 수는 없었다. 두산이 마지막 7차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 최준석은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두산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최준석의 클러치 능력은 돋보였다.
최준석은 올해를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가을야구에서의 존재감으로 ‘오른손 거포’로서의 주가를 한껏 높였다. 최준석은 오른손 거포가 없는 소속팀 두산뿐만 아니라 롯데 등 다른 구단들에도 관심의 대상이다. 최준석의 한 방을 더욱 필요로 하는 팀은 어딜까.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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